모터사이클

[시승기] 반려 모터사이클, 혼다 닥스

더로드쇼 2025. 10. 27. 1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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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더로드쇼'입니다.

기온이 부쩍 떨어졌습니다. 뜨거운 여름을 지나 가을 좀 즐기나 했더니 비만 내리다가 차가워지네요. 그럼에도 아직 겨울을 걱정하긴 아쉽습니다. 1년 중 가장 야외 활동하기 좋은 가을을 이렇게 보낼 수 없죠. 나가야 합니다. 나가 놀 명분을 찾아야 합니다.

야외로 나갈 이유로 모터사이클만 한 게 없죠. 날 좋을 때 모터사이클 타면 그것만큼 상쾌한 일이 또 없거든요. 온몸으로 계절을 음미하게 하니까요. 뭘 타든 좋지만 가볍게 타기 좋은 녀석이라면 부담 없어서 더 끌리죠. 혼다 닥스처럼요.

가장 탐스러웠습니다. 혼다 닥스, 정식 명칭으로는 ST125를 봤을 때 든 생각이었어요. 아직 닥스가 한국에도 출시하기 전이었죠. 태국 방콕에 있는 커브 하우스에서 처음 봤습니다. 당시 출시 전인 헌터 커브(CT125)의 실물을 볼 생각으로 방문한 곳이었죠. 

가서 봤더니, 다른 모델에 더 눈길이 갔죠. 헌터 커브도 매력적이었지만 그 옆에 전시된 닥스 앞에 더 오래 머물렀거든요. 그 자체로 완벽에 가까운 커스텀 모터사이클처럼 보였어요. 간결한 뼈대에 엔진 얹고, 바퀴와 시트를 툭 장착한 형태니까요. 

닥스는 혼다 ‘스몰 펀 모터사이클’의 터줏대감인 몽키125보다 앙증맞았습니다. 그러면서 슈퍼 커브의 오프로드 버전인 헌터 커브보다 유용해 보였죠. MSX 그롬보다야 그냥 봐도 유니크해 보였고요. 실물로 보니 닥스가 가장 탐스러운 스몰 펀 모터사이클로 다가왔죠. 

그런 닥스를 이번에는 한국에서 다시 만났습니다. 국내 출시하고 시승할 날만 기다렸죠. 다시 실물을 영접한 닥스는 여전히 탐스러웠습니다. 아니, 오히려 더 진해졌죠. 이젠 가만히 바라보는 게 아니라 직접 탈 수 있으니까요. 맘만 먹으면 살 수도 있고요.

두툼하고 기다란 시트에 앉아 쫑긋 솟은 핸들바를 잡았습니다. 시트고는 778mm예요. 차체 크기에 비하면 좀 높은 감이 있지만 무게가 가벼우니 편하죠. 앉는 순간 누구나 부담감 따윈 지워버릴 만만함이 퍼질 겁니다. 애초 귀여운 외관을 보면 부담감이 생기지도 않겠지만.

닥스는 작은데 너무 작게 느껴지지 않으면서 편하다는 점이 핵심입니다. 1967년 초대 닥스도 그런 콘셉트로 만들었죠. 몽키가 너무 작아 길이를 늘여 더 편하게 타라고 나온 모델이었거든요. 길고 낮은, 그러면서 귀여운 형태가 닥스훈트 같아서 이름도 닥스예요. 절묘한 작명법이죠. 

그렇습니다. 몽키125에 이어 닥스도 복각 모델입니다. 덩치를 조금 키우고 현대적 기술을 입혔죠. 동그란 헤드램프는 또렷한 LED를 품었고, 동그란 계기반은 디지털로 정보를 표시합니다. 앞 브레이크에는 3축 IMU를 연동한 ABS도 적용했어요. 

엔진은 124cc 공랭식 단기통입니다. 혼다의 ‘스몰 펀 모터사이클’ 시리즈가 이 엔진을 공유합니다. 출력은 7000rpm에서 9.4마력으로 수수하지만, 도심 쏘다니기엔 크게 아쉽지 않아요. 

대신 무엇보다 연비가 좋죠. 리터당 55km를 달립니다. 원래 이런 모터사이클은 출력 즐기려고 타는 기종이 아닙니다. 작고 민첩해 다루기 편한 맛을 만끽하는 즐거움이 크죠. 앙증맞은 외관도 즐기면서요. 괜히 ‘스몰 펀’으로 부르는 게 아닙니다.

시동 걸고 1단 넣고 스로틀을 감았습니다. 제법 경쾌하게 달려 나가요. 역시 출력도 출력이지만 크기와 무게가 재미를 조성합니다. 아담한 차체와 110kg이라는 무게가 경쾌함을 배가하죠. 

발랄한 주행 감각을 만들어내는 요소는 또 있습니다. 앞뒤 휠 사이즈가 12인치예요. 아담하죠. 휠이 작으면 핸들 감각이 보다 민첩해집니다. 그러면서 두툼한 타이어를 장착해 보기도 좋고 주행 안정성도 확보하죠. 두툼한 타이어는 외관을 한층 앙증맞게 하는 요소예요. 

시승차를 받아 회전하며 올라가는 주차장 출입구를 지나 좌로 우로 몇 번 기울여보니 바로 느껴졌습니다. 작은 차체를 요리조리 휘두르며 타는 재미. 

슈퍼 커브처럼 자동 원심식 클러치란 점도 재미를 더 만끽하게 합니다. 클러치를 조작하지 않고 기어를 변속할 수 있기에 초보라도 부담감이 적어요. 왼손으로 조작하는 한 단계가 사라지니 보다 주행에 집중할 수 있죠. 그게 은근 크더라고요. 

기어도 4단이라 힘 있게 고루 출력을 뽑아 쓰기에도 좋아요. 5단 수동 기어를 적용한 몽키125와 비교해 확실한 차별점이죠. 둘 다 귀여운 외관이지만, 접근 편의성에서 닥스가 한 수 위입니다. 시트가 길쭉해 2인이 탈 수 있는 활용성 면에서도 그렇죠.

닥스를 시승해보니 혼다의 ‘스몰 펀 모터사이클’ 시리즈의 마지막 조각으로 다가왔습니다. 현재 국내 출시한 ‘스몰 펀 모터사이클’은 다섯 종이에요. MSX 그롬, C125, 몽키125, 헌터 커브(CT125) 그리고 ST125 닥스까지. 

저마다 매력적이지만, 닥스는 나머지 네 대의 장점을 섞어놓은 느낌입니다. C125처럼 편하고, 몽키125만큼 외관이 귀엽습니다. 헌터 커브처럼 유용하며, MSX 그롬처럼 민첩하죠. 마지막에 출시한 만큼 각 모델의 장점을 다 품은 모델로 다가왔어요. 

매번 그렇지만, 닥스를 반납하고 돌아설 때 더 타고 싶어 아쉬웠죠. 슈퍼 커브 소유자로서 기종 변경을 심각하게 고민했습니다. 모터사이클을 시승하고 나면 매번 소유하고픈 욕망이 차오르지만 닥스는 진하더라고요. 역시 귀여운 것만큼 소유욕을 자극하는 게 없죠. 

얼마 안 남은 가을, 닥스와 함께 달려보시길.

그럼 다음에 또 만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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