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터사이클

[시승기] 도도도동 즐거운, 혼다 GB350C

더로드쇼 2025. 7. 21. 2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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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더로드쇼’입니다.

오늘은 모터사이클 탄 얘기입니다. 
혼다의 은혜로운 모델, GB350C를 탔습니다.

GB350C는 혼다에서 선보인 클래식 스타일 모터사이클입니다. 작년에 발표해 올해 하나둘 출고됐죠. 배기량은 348cc에, 출력은 21마력입니다. 장르와 숫자를 보면 성격이 드러나죠. 클래식, 348, 21. 그러니까 성능보다 감성입니다. 

쿼터급 모터사이클인데 21마력이면, 성능으로 타는 모터사이클은 아닙니다. 비슷한 배기량의 일반적인 네이키드 모터사이클에 비해 출력이 낮아요. 대신 고전적 외관에서 주는 감흥이 크죠. 마력보다 토크를 강조한 엔진의 질감이 고전적 운치를 강조합니다. 

그래서 아쉬울까 하면 그렇지 않아요. 유유자적 달리기엔 GB350C가 알맞거든요. 모터사이클을 타는 재미는 일률적이지 않죠. 누군가는 짜릿한 출력을 몸으로 느끼고 싶어서 타지만, 또 누군가는 유유자적 유랑하며 타야 더 재밌다고 느낍니다. 클래식 디자인을 바라보며 음미하는 재미도, 누군가에겐 중요하죠. 

GB350C을 보면 자연스레 몸에 힘 풀고 풍경에 스며들며 달리고 싶어집니다. 모터사이클 라이딩의 고전적 유희랄까요. 그 부분에 집중해 타기로 했습니다. 모든 모터사이클을 똑같은 기준으로 바라볼 수 없거든요. 만든 목적에 따라 그에 걸맞은 시선으로 바라보며 즐겨야죠.

시동을 걸자 도도도동, 하며 머플러에서 구수한 소리가 납니다. 2025년식 신형 모터사이클이 낼 법한 소리는 아니죠. 반세기 전 모터사이클에서나 듣던 고전적 배기음입니다. 그래서 더 자료사진 속 모터사이클 같은 외관을 운치 있게 포장하죠. 

1단 넣고 클러치를 붙이고 출발. 정확할 필요도 없어요. 토크 위주 세팅이어서 적당히 클러치 붙이면서 스로틀 감으면 툴툴거리며 나아갑니다. 속도가 급격하게 붙지도 않습니다. 물론 과격하게 몰면 또 빠릿빠릿하게 움직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내 굳이 뭘, 하는 마음과 함께 느슨하게 기분을 풀어버립니다.

확실히 GB350C는 느긋하게 달릴수록 더 재밌는 모터사이클이에요. 한 시속 60-80km 사이로 달리면 딱 즐겁죠. 의외로 많은 모터사이클이 시속 80km로 달릴 때 즐겁습니다. 도로 끝 소실점보다 도로 풍경에 눈길이 쏠리는 속도니까요. 바람 저항도 심하지 않고, 주위 풍경도 눈에 잘 들어오죠.   

이럴 때 단기통의 간질간질하는 진동이 제법 맛깔스럽게 전해집니다. 도도도동 하는 배기음도 운치 있게 울리죠. 특정 속도에서 맛을 증폭합니다. 스로틀을 감고 허리를 숙이면 속도는 올라가요. 올라갑니다. 한 시속 120km 정도까지? 더 내려면 낼 수도 있을 듯한데, 내고 싶은 마음은 들지 않죠. 시속 120km으로 쭉 달리는 것도 추천하지 않습니다. 달릴 순 있지만, 굳이 뭐 하는 마음이에요.

대신 편한 자세와 부드러운 움직임을 즐깁니다. 핸들바는 짧고 좀 낮아서 손을 툭 내려놓고 얹는 느낌이에요. 말안장 같은 1인승 시트는 엉덩이를 잘 감쌉니다. 방석처럼 편해요. 스텝 위치도 앞도 뒤도 아닌, 시트 앞 끝에 위치합니다. 책상에 앉은 자세로 살짝 상체를 숙여 자세를 연출하게 하죠.

재밌는 건 시소 기어 레버를 적용했다는 점입니다. 신발 앞코가 까지지 않을 기능적 이점도 있지만 보다 클래식하게 다가오는 디자인 요소로도 기능합니다. GB350C는 GB350 시리즈 중에서도 더 예전 형태를 강조하니까요. 펜더도 길게 내려오고, 연료탱크부터 시트와 펜더까지 이어지는 실루엣도 낮고 길게 이어지죠. 

형태가 조성하는 클래식 무드를 적당한 속도에서 즐기기. 

GB350C이 전하는 즐거움입니다. 다른 방식으로 즐길 수야 있지만, 이 방식이 가장 매력적으로 느끼게 하는 주행법이죠. 타보면 압니다. 타다 보면 GB350C가 제 매력을 뽐내는 영역을 발견할 수 있어요. 절로 그 영역을 즐기는 쪽으로 맞추게 됩니다. 파장을 맞추게 한달까요.

이런 점에서 GB350C는 입문자부터 이것저것 다 타본 라이더까지 다 품습니다. 개인적으론 입문자보다 이것저것 다 타본 라이더에게 더 매력적이라 생각해요. 입문자에겐 GB350C가 강조하는 클래식이 너무 진지하다고 느낄 수도 있거든요. 

성능을 떠나 특히 디자인에서 그렇습니다. 모터사이클에 관심이 생긴 후배는 GB350C를 보고 너무 고루해 보인다고도 해요. 간결하게 뗄 거 뗀 GB350이 오히려 자신이 원하는 클래식 모터사이클에 부합한다고 하더라고요. 그럴 수 있습니다. GB350C가 구현한 디자인은 진중한 클래식이니까요.

이것저것 다 타본 라이더라면 그 진중함이 더 매력적으로 다가올 겁니다. GB350C가 구현한 클래식은 기존 클래식 모터사이클보다 한 10-20년 정도 더 오래된 형태로 보이니까요. 그래서 더 다 타본 라이더에겐 특별하게 다가오죠. 무엇보다 이런 모터사이클을 혼다에서 선보였으니까요. 다분히 전략적으로 접근한 형태죠.

시승하면서 저도 그 부분에 매료됐어요. 진중한 외관에, 가벼운 차체, 다루기 쉬운 성능, 신뢰 가는 브랜드 같은 요소가 조합돼 갖고 싶다는 생각이 들죠. GB350C를 구입한 또 다른 후배는 커브만큼 편해서 커브보다 이 녀석을 더 자주 타게 된다고 하더라고요. 커브부터 리터급 모터사이클까지 다 있는데도 말이죠.

GB350C는 분명히 자기 목소리를 냅니다. 쿼터급 클래식 모터사이클이 좀 많나요. 그 중에서 하나를 선택하게 하려면 분명한 이유가 있어야죠. 자기 목소리가 분명하다는 점에서 GB350C는 꽤 매력적인 모터사이클입니다. 500-600만원대 다양한 클래식 모터사이클 중에서 선택할 이유가 분명하죠. 타보니 더 느껴지더라고요.

모터사이클 시승한 얘기를 쓰니 한 바퀴 타고 싶네요. 요즘 폭염이다 폭우다 해서 탈 시간이 없었어요. 이 밤, 엔진과 대화를 나눠봐야겠군요. 

그럼 다음에 또 만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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