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한 달 반, 자동차 6대와 모터사이클 7대

더로드쇼 2023. 6. 18. 1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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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더로드쇼'입니다.

 

오늘은 약 한 달 반 동안 접한 탈것 이야기를 해볼까 해요.

그냥 가볍게, 일상처럼 슥슥.

4월 말에는 아우디 Q2를 타고 화성에 갔습니다. 화성, 목성, 토성 할 때의 화성이 아닌 수원에 있는 화성에 갔어요. 수원은 저에겐 고향이나 다름 없는 곳이죠. 화성, 즉 수원성은 30년 전이나 지금이나 볼 만합니다. 그 사이, 시에서 복원사업을 진행해 더 근사해지긴 했죠. 성곽 주변에 행리단길이란 번화가도 생겼고요.

가장 작은 프리미엄 소형 SUV로서 Q2의 민첩함을 드러낼 배경으로 수원 화성 드라이브를 택했죠. 성곽 주변은 오래된 길이 구불구불 이어져요. Q2의 장점이 빛나는 곳이죠. 성곽 이곳저곳 다니면서 촬영할 때 그 민첩함이 돋보였죠. 

외관이나 실내 모두 아우디 라인업의 형님들만큼 고급스럽진 않아도 힘줄 땐 제대로 힘줬어요. 작은 SUV를 원하는데 개체수 많은 대중 브랜드 말고 프리미엄 브랜드를 원한다면 사실 Q2 말고 대안이 없죠. 전반적으로 차가 커져서 Q2도 예전 생각하면 숨막힐 정도로 작지도 않아요. 딱 둘이 타고 요리조리 다니기 딱 좋죠. 타보면 Q2만의 뾰족한 구석도 느껴집니다. 

Q2 시승할 겸 오랜만에 수원성을 찬찬히 살펴보니 좋더라고요. 예전 고등학생 때 생각도 나고. 그게 언제인지... 호환마마보다 불법비디오가 더 무서울 때... 아무튼 수원성은 날씨 좋을 때 돌아보길 권합니다. 서울 인근에서 이렇게 고즈넉한 도시는 수원이 유일해요. 수도권의 경주라고, 스스로 부릅니다.

4월에서 5월로 넘어가는 주말에는 2023 일월행 투어를 떠났습니다. 일월행 투어는 자동차, 모터사이클 업계 선후배 중에 모터사이클 타는 사람들을 모아 달려보자고 만들었어요. 거창해 보이지만, 그냥 시간 되는 사람끼리 경치 좋은 곳 달리면서 맛 좋은 음식이나 먹는 거죠. 업계 선후배답게 모터사이클 모델이 다 다르네요. 다들 취향 하나는 뾰족한 사람이니까.

예전에 달려보고 황홀해서 꼭 다시 와봐야지 한 동강옛길도 선후배와 함께 달려봤습니다. 좋은 길은 다시 달려도 좋아요. 매번 날씨가 다르고, 함께하는 사람이 다르니 같은 감흥일 리 없죠. 오랜만에 알나인티 어반GS로 장거리 탔네요.

영월 찍고 정선에서 하룻밤 묵고 만항재 운탄고도에서 흙길도 살짝 밟아봤습니다. 1박2일 짧은 투어지만 가끔 이렇게 같이 타면 새롭고 즐겁죠. 전 대체로 혼자 타거든요. 혼자 탈 때, 같이 탈 때 각각 재미가 다르기에, 결국 달리면 즐겁죠.

5월 초에는 레블 1100 DCT와 레블 1100 MT 비교 시승도 진행했죠. 출발하기 전에 레블 500과 같이 놓고 한 컷. 왼쪽부터 레블 500, 레블 1100 MT, 레블 1100 DCT입니다. 레블 500과 1100은 배기량만큼 크기에서 크게 차이 나는 느낌은 아니에요. 레블 500이 나름 구성이 괜찮다는 뜻도, 레블 1100이 콤팩트하게 잘 응축해 놨다는 뜻도 됩니다.

레블 1100 DCT와 레블 1100 MT를 비교해 시승해보니 레블 1100 MT에 손을 들어줬습니다. 물론 구성과 가격 생각하면 DCT가 정말 은혜로운 모델이에요. 더 많이 팔릴 모델이기도 하고요. 하지만 어차피 레블 시리즈는 아메리칸 크루저처럼 묵직한 녀석이 아닌 만큼 경쾌함에 더 높은 점수를 줬습니다. 1100 MT가 rpm 높이면서 밀어붙이는 맛이 있더라고요.

반면 레블 1100 DCT는 구성이 은혜롭죠. MT 모델과 300만원 밖에 차이 나지 않는데 얹어주는 게 더 많거든요. 윈드실드, 사이드케이스, 텐덤 시트 그리고 은혜로운 DCT까지! 절대적인 가격은 MT가 싸지만 따져보면 DCT 가격이 괜찮아요. 아메리칸 크루저의 쇳덩어리 질감은 적지만, 레블 시리즈는 레블 시리즈만의 크루저 감각을 선보입니다. 다른 거죠.

며칠 후에는 브이스트롬 1050 DE과 아프리카 트윈 어드벤처를 비교 시승했죠. 브이스트롬 1050 DE가 새로 나와서, 신차는 아니지만 경쟁할 아프리카 트윈 어드벤처를 소환했죠. 브이스트롬 1050 DE는 XT 모델에 험로 주파성을 더 높인 모델이죠. 앞 휠이 21인치로 바뀌고 서스펜션 트래블도 더 높였어요. 보다 당당해진 건 맞습니다.

그만큼 시트고도 높아졌어요. 무게 중심도 더 높아진 듯하고요. XT에 비해 라이더 키에 영향을 더 받을 듯해요. 아프리카 트윈 어드벤처는 예전에 타보고 다시 시승했어요. 부담스러운 무게와 높이를 자랑하는 어드벤처 장르에서 DCT는 신의 한 수예요. 부담감이 대폭 낮아지거든요. 다루기 편하다는 점에서 아프리카 트윈 어드벤처 손을 들어줬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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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중순에는 M3 투어링도 탔습니다. M3는 제가 가장 좋아하는 M 모델이죠. 딱 좋아요. BMW 드라이빙 센터에서 탔을 때 M4나 M5보다 더 몸에 착 붙더라고요. 고속에서 다룰 때도 더 안정적이어서 보다 과감히 가속과 감속을 이어가며 생각한 라인을 그리기에 편했죠. 실력 문제일 수도 있겠지만, 꼭 실력 때문만은 아닐 겁니다.

M3 투어링은 딱 좋은 M3에 짐 공간까지 더해 활용성을 높였죠. 사실 왜건 형태는 이제 활용성을 떠나 특별함을 드러내는 장치로도 느껴져요. 게다가 고성능 왜건은 더 희소성이 있죠. 타보니 M3 투어링은 성격도 더 푸근해졌어요. M3보다 무게가 늘어나서 그런지 하체가 더 진득해요. 일상 영역에서 더 편하게 부리게 합니다.

운전 재미야 BMW에다가 M이니 투어링이고 뭐고 확실하죠. 트랙에선 어떨지 몰라도, 공도 영역에선 아쉬울 게 하나도 없어요. M3 투어링은 어른들의 바이킹 같은 설렘을 안겨줄 겁니다. 스타일부터 출력, 활용성까지 뭐 하나 빠지지 않네요.

5월에는 제주에서 라이딩할 기회도 있었습니다. BMW 모토라드에서 CNR(클릭앤라이드)과 함께 만든 투어 프로그램을 경험하려고 갔죠. 제주 공항 근처에서 바로 R 18 시리즈를 타고 해안도로 따라 제주를 한 바퀴 도는 기막힌 투어 프로그램이죠. 한마디로, 라이더라면 제주로.

BMW 모토라드가 이런 건 또 잘해요. 고객 대상으로 제주 호텔과 연계해 2박 3일 알아서 타는 제주 라이딩 프로그램도 괜찮은 프로그램이거든요. 이번에는 인스트럭터 인솔 하에 살랑살랑 달리는 맛이 있어요. 현지인만 알 법한 길과 그만큼 낯설어서 황홀한 풍경을 감상할 수 있죠. 길 안 찾고 편하게 따라 다니니 경치가 더욱 진하게 스며들더라고요.

2박 동안 묵을 강정마을의 얼리블랙 라운지도 무척 훌륭합니다. 라이더를 위한 이런 시설이 있다는 것만으로 괜히 가슴이 벅찹니다. 주변 경치도 기막히고, 실내 공간도 고급스러워요. BMW 모터라드 모터사이클을 탄다면 꼭 한 번쯤 가봐야 합니다. 막 뿌듯해지죠. 내 것도 아닌데 기분이 그래요, 기분이.

자기 모터사이클을 탁송으로 오가는 비용까지 생각하면, 가격도 끄덕일 만합니다. 라이딩 풀 패키지 투어니까요. 최근 R 18 시리즈 탈 기회가 많아서 자주 타다 보니 기본 모델 하나 업어올까 하는 마음도 불쑥. 

인스트럭터가 좋은 카페도 데려가줘요, 껄껄. 침봉산장이라는 곳인데 운치 있더라고요. 코스부터 식사, 커피까지 다 포함된 투어 프로그램이니 몸만 가서 즐기면 그만이죠. 이제 이런 라이딩 프로그램도 생기고, 모터사이클 산업이 점점 커지는 느낌이라 신기하네요. 이젠 그럴 때도 됐죠. 모터사이클은 같은 길을, 같은 곳을 가는 여행이라도 특별하게 하니까요.

서울로 돌아와 푸조 인셉션 콘셉트카도 봤습니다. 최근 본 콘셉트카 중에서 가장 급진적인 선과 면이 돋보였어요. 푸조의 과감한 디자인이야 어제오늘 일이 아니죠. 그동안 한국에서 푸조가 좀 잠잠했는데, 이런 괴물 같은 콘셉트카를 보여주며 파이팅을 외쳤습니다. 

앞으로 푸조 양산차에 반영될 디자인입니다. 직선과 면이 더욱 날카로워지지 않을까 싶네요. 그러면서 간결한 느낌도 가미하고요. 요새 푸조 디자인이 좀 알 수 없는 방향으로 빠져드나 싶었는데 앞으로 더 기대하게 되네요.

이런 실내를 반영하려면 한참 남았겠지만...

6월을 여는 날에는 페라리가 전시도 열었습니다. 우니베르소 페라리라는 전시죠. 아시아에서 최초로, 세계에선 세 번째로 열린 전시입니다. 페라리가 한국 시장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알 수 있는 행사죠. F1 머신부터 250 GT 같은 클래식 페라리를 거쳐 F40까지 눈호강 제대로 했죠.

이날은 로마 스파이더를 공개하기도 했습니다. 현재 가장 아름다운 차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페라리 로마의 컨버터블 모델이죠. 소프트톱을 더해 미적 완성도에 낭만까지 추가했네요. 로망을 완벽하게 하는 마지막 조각을 맞췄습니다.

6월에는 혼다의 신형 모터사이클 CL500 출시 행사도 있었습니다. CL500은 레블500을 기반해 만든 스크램블러죠. 혼다의 500cc 엔진은 변신의 귀재네요. 스포츠부터 어드벤처, 크루저 거쳐 스크램블러까지 소화합니다.

CL500은 실물이 더 괜찮네요. 작년에 공개했을 때 콘셉트는 재밌는데, 너무 장난감 같지 않나 싶었어요. 실물을 보니 크기나 질감이 적절해요. 캐주얼 크루저인 레블500에서 파생한 모델이기에 CL500도 캐주얼 스크램블러를 지향합니다. 

그래도 구성을 보면 스크램블러로서 룩만이 아닌 흙길에서 재밌게 탈 수 있게 만들었어요. 서스펜션 트래블이 앞 150mm, 뒤 145mm라 기본은 해줍니다. 무게가 가벼운 편이고 서스펜션이 낭창낭창해 편하게 탈 수 있어요. 정품 파츠도 꽤 준비해놓아 이모저모 꾸미는 재미도 있고요. 가격까지 생각하면 여럿 혹하게 할 겁니다. 요즘 모터사이클 가격이 다 올라서...

 

https://youtu.be/gZVO3wb7XME

혼다 CL500은 영상을 만들어봤습니다. 그동안 경험한 다른 모델들도 영상을 만들어야 하는데... 그래야 하는데...

마지막은 토요타 크라운입니다. 정선에서 시승 행사를 열었어요. 토요타의 새로운 기함인데 크로스오버 모델입니다. 유서 깊은 세단으로만 크라운을 알아왔는데 크로스오버라니 여러모로 낯설긴 했어요.

하지만 형태만 낯설 뿐 질감이나 파워트레인은 토요타답습니다. 이번에 2.4 듀얼 부스트 하이브리드라고 고성능 트림도 선보였죠. 그래도 '토요타 탈 사람'은 2.5 하이브리드가 더 매력적일 듯해요. 토요타 혹은 크라운에 기대하는 부분에서 2.4 듀얼 부스트 하이브리드는 오버 스펙 같거든요. 크라운이 지향하는 성격과도 어딘가 어긋나고요.

2.5 하이브리드는 토요타에 기대하는 것들을 새로운 형태에 담아 전합니다. 크기나 효율성 등등등. 2.4 듀얼 부스트 하이브리드는 딱 100대만 들여왔다니 볼륨 모델 또한 2.5 하이브리드죠. 2.5 하이브리드 느낌이 딱 좋았어요.

 

이렇게 지난 한 달 반 정도 경험한 자동차 6대, 모터사이클 7대를 다뤄봤습니다. 쭉 훑어보니  정리 차원에서 좋네요. 다음에도 몰아서 다뤄봐야겠습니다. 

다음 달에는 몽골 고비사막 라이딩한 얘기를 해볼까 합니다. 6월 말에서 7월 초까지 9박 10일로 몽골에 모터사이클 타러 가거든요. 6년 전 유라시아 횡단 때 못 본 고비사막 보러 갑니다. 그때 만신창이가 된 상태로 도착한 몽골에 팩토리 형제들이 찾아와 같이 보낸 시간이 인상적이었거든요. 다시 간다 간다 했는데 코로나다 뭐다 해서 이제야 떠납니다.

가서 스즈키 DR650을 빌릴 예정이에요. 사막에서 캠핑한 얘기도 전할게요. 횡단 추억 되살리는 여행이라 벌써부터 두근거립니다. 탈 수 있을 때 타야죠.

 

그럼 다음에 또 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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