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터사이클

이것이 퍼포먼스 크루저, 할리데이비슨 로우라이더 S

더로드쇼 2020. 3. 27. 1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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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더로드쇼] 김종훈입니다. 

 

오늘의 모터사이클은 할리데이비슨 로우라이더 S입니다. 

 

두둥!

할리데이비슨은 흥미로운 브랜드입니다. 아메리칸 크루저의 대표 브랜드로 아주 고집스럽죠. 자기만의 관점에서 모터사이클을 바라봅니다. 갈수록 성능이 높아지고 전자장비가 빼곡해지는 일반적인 모터사이클과는 다른 길을 가죠.

 

스트리트 라인업과 스포스터 라인업

물론 할리데이비슨도 발전해왔습니다. ABS 같은 기본적인 안전장치를 적용하고 엔진도 개선했죠. 무게를 덜며 나름대로 경량화하기도 했고요. 더 편하게 타게끔 거친 진동도 걸러냈죠. 스마트키 같은 편의장치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 모든 것은 할리데이비슨라는 고유한 성격, 혹은 정체성 아래 움직였습니다. 이래나저래나 해도 결국 할리데이비슨이라는 걸 강조하죠.

 

소프테일 라인업

그 점이 흥미로웠어요. 가격과 성능, 전자장비 같은 걸 보면 시대에 뒤떨어진 듯한데, 이성을 마비시킬 강력한 무언가가 꿈틀거리죠. 할리데이비슨을 딸 때마다 이성과 감성 사이에서 혼란을 겪었죠. 머리로는 이해하기 힘든 지점이 가슴으로는 강하게 끌렸거든요. 

 

투어링 라인업

그냥 보면 그 모델이 그 모델 같은데, 라인별로 모델이 꽤 많습니다. 각 모델마다 개성도 다 다르고요. 은근히 차이가 느껴져요. 아메리칸 크루저라는 영역에서 수많은 변주를 해온 거죠. 각 모델마다 이야기가 있고, 팬층도 다릅니다. 타보면 달라서 또 흥미롭습니다.

 

소프테일 라인업에서 좋아하는 팻밥과 로우라이더S

모터사이클은 미묘한 변화라도 차이가 크죠. 핸들바 높이나 모양, 시트 형상과 시트고 등 조금 변해도 다른 모터사이클로 느껴지게 하죠. 할리데이비슨이 아메리칸 크루저라는 자기만의 왕국에서 다양한 모델을 내놓을 수 있는 비결일 겁니다. 다 거대한 쇳덩이 같지만 각기 다른 매력이 있는 셈이죠. 

 

그래서 이것저것 다 타보기로 했습니다. 앞으로 이 공간에서 할리데이비슨을 다룰 기회가 많을 거예요. 뭐랄까, 탐구하고 싶은 대상이거든요. 같은데 다른, 할리데이비슨의 매력을 더 깊게 느껴보고 싶거든요. 그러니까 할리탐구생활입니다. 지난번에는 스포스터 라인업의 포티에잇 스페셜을 다뤘죠. 이번에는 소프테일 라인업의 로우라이더 S입니다.

 

로우라이더 S는 예전에는 다이나 라인업에 속한 모델이었습니다. 다이나는 할리에서 퍼포먼스를 담당한 라인업이라고 합니다. 그땐 할리를 안 타봤으니 잘 몰라요. 거칠고 화끈했다고 하네요. 다이나는 할리데이비슨이 라인업을 정비하며 소프테일로 합쳐집니다. 그러면서 로우라이더 S는 사라졌다가 올해 새로 나왔죠. 

 

로우라이더 S의 첫인상은 잘생겼다고 생각했어요. 옆 라인을 잘 뽑았어요. 아메리칸 크루저가 다 비슷하게 생겼지 뭐, 하는 눈으로 보면 잘 모를 겁니다. 자세히 보면 달라요. 비키니 카울과 핸들바 라이저가 장착된 핸들바 높이, 탱크의 볼륨과 탱크와 비슷한 각도로 푹 파인 낮은 시트가 깔끔하게 이어집니다. 

 

커다란 덩치가 군더더기 없이 한 덩어리로 보입니다. 검정색인데다가 엔진과 머플러 가드까지 블랙파우더 도색을 해서 더 그렇게 보입니다. 느긋한 모델보다는 응축된 맛이 있어요. 또한 젊게 보입니다. S가 빠진 로우라이더는 크롬을 드러내 전통 할리데이비슨 느낌을 냈거든요. 반면 로우라이더 S는 묵직한 검은색이 돋보이죠. 

 

라인업 새로 짠 할리데이비슨은 확실히 젊어졌어요. 여전히 할리데이비슨 같으면서도 이모저모 젊은 감각을 가미했죠. FXDR 114나 팻밥 같은 모델은 신선하거든요. 봐도 타도 묘해요. 이런 시도들이 할리데이비슨에 관심 없던 사람들도 솔깃하게 하죠. 그냥 모터사이클이 아니라 영화 소품처럼 독특하니까요.

 

로우라이더 S도 커스텀 모터사이클 같아요. 순정인데도 깔끔하게 다듬었죠. 전체적인 실루엣도 말끔한데, 요소요소 보면 커스텀한 것처럼 눈길 사로잡는 부분이 많습니다. 핸들 뭉치에서 선을 깔끔하게 정리한 점이라든가, 핸들 뭉치 아래에 방향지시등도 배치했어요. 앞에서 보면 비키니 카울과 어우러져 매끈합니다. 이렇게 선 정리하는 커스텀 많이 하잖아요.

 

연료탱크에 계기반이 달린 점도 재밌죠. 이런 형태는 소프테일 라인업 모델에서 볼 수 있습니다. 덕분에 핸들바 부분이 아주 깔끔합니다. 커스텀의 기본은 덜어내는 거죠. 할리데이비슨 모델은 순정인데도 덜어내는 디자인에 집중합니다. 그러면서 부분부분 강조하면서 감상하는 재미를 더하죠. 계기반 둘레나 연료탱크 가운데에 다른 재질로 장식해 재미를 주는 것만 봐도 알 수 있습니다. 

 

시승차에는 핸들그립, 사이드미러, 스텝 등을 바꿔놨습니다. 할리데이비슨은 이런 파츠가 많으니까 입맛대로 바꿔보는 것도 또 다른 재미겠죠. 순정만 해도 볼거리가 많은데 바꾸면 더 많아지겠죠. 아예 뚝딱, 만들어서 자기만의 커스텀을 하는 경우도 있으니까요.  

 

모터사이클은 시트에 앉는 순간부터 즐기게 됩니다. 시동을 걸면 엉덩이에서 떨림이 전달되죠. 그 떨림은 몸으로 퍼지면서 달리기 전부터 두근거리게 합니다. 이런 느낌은 할리데이비슨이 잘하는 부분이죠. 시동을 걸었을 때 엔진 떨림이 즉각적입니다. 기계를 깨우는 느낌이 생생합니다. 자연스레 앞으로 이 기계덩어리를 조종할 거라는 설렘도 차오르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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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터사이클은 자세에 따라 느낌이 달라요. 낮은 자세를 연출하는 크루저인 할리데이비슨은 시트고가 낮죠. 그 중에서도 로우라이더 S는 낮습니다. 시트고는 673mm입니다. 할리데이비슨은 시트고가 낮지만 옆으로 넓어서 의외로 발 디딜 때 불편할 때가 있어요. 로우라이더 S는 확실하게 발을 디딜 수 있습니다. 편하게 발을 디디고 가랑이 사이의 묵직한 무게를 즐길 수 있죠. 

 

스텝은 미들스텝 위치입니다. 다른 모터사이클에 비하면 미들스텝도 앞쪽이긴 합니다만. 할리데이비슨은 보통 포워드스텝이 많죠. 발을 앞으로 뻗고 타도록 스텝을 앞에 달았어요. 크루징할 때 발을 뻗으면 편하니까요. 또 타면 당당한 자세가 나오기도 하는데, 사실 동양인 신체조건에선 버거울 때가 있습니다. 

 

로우라이더 S는 미들스텝이어서 편해요. 게다가 기울어진 각도를 고려해 스텝이 조금 높게 달리기도 했어요. 이런 요소들이 작용해서 앉으면 독특한 자세가 연출됩니다. 낮은 시트에 앉아 발을 툭 놓고 핸들바를 잡으면 편해요. 키가 180 정도면 더 편하겠다 싶지만 175도 편합니다.

 

또 스텝 위치에 따라 모터사이클 조종성에 영향을 미치기도 하죠. 스텝에 발을 얹으면 딱 무릎이 연료탱크 옆면에 닿습니다. 할리데이비슨 중에 자연스레 니그립을 잡을 수 있어요. 그만큼 역동적으로 라이딩을 즐길 자세가 나온다는 뜻이죠.

 

로우라이더 S의 자세 덕분에 거대한 쇳덩이에 폭, 안긴 느낌으로 라이딩을 즐길 수 있습니다. 보통 다른 모델은 얹혀 있는 느낌이 강하거든요. 로우라이더 S는 보다 모터사이클과 일체감을 느낄 수 있습니다. 그만큼 과감하게 달려나가기에 더 알맞고 안정적인 자세란 뜻이죠. 

 

로우라이더 S는 S를 붙인 만큼 밀워키에잇 114 엔진을 품었습니다. 할리데이비슨의 상위 엔진이죠. 몇몇 특별한 모델을 제외하고는 114 엔진이 할리데이비슨의 힘을 상징하죠. 1868cc 배기량을 토크 중심으로 힘을 몰았어요. 300kg이 넘는 차체를 박력 있게 몰아붙입니다. 스로틀을 비틀면 와락, 하고 튀어나가죠.

 

이 큰 덩치가 전력질주할 때면, 다른 모터사이클과는 확실히 다르게 짜릿합니다. 달라요. 좋고 나쁨, 높고 낮음의 관점이 아닙니다. 다르고, 다르기에 할리데이비슨만의 짜릿함을 줄 수 있는 거죠. 과하다 싶은 면도 있긴 해요. 그런 과함을 또 즐기고픈 사람이 있는 거니까요.

 

모터사이클은 이젠 이동수단만은 아닙니다. 특히 고배기량 모터사이클은 온전히 레저의 영역에 속해 있죠. 그렇기에 이런 다름이 라이더를 즐겁게 합니다. 할리데이비슨을 선택하는 사람들에겐 이런 다름이 크게 다가온 셈이죠.

 

로우라이더 S는 차체에 쏙 박혀 웅크린 자세로 튀어나가는 맛이 좋습니다. 은근히 공격적인 자세예요. 스포츠 모터사이클의 클립온 핸들과 백스텝 조합과는 다른 공격적인 자세죠. 크루저라는 장르에서 공격적인 느낌을 증폭합니다. 퍼포먼스 크루저의 역동성이 뭔지 로우라이더 S가 알려줍니다. 군더더기 없이 꽉 찬 차체 실루엣과 맞아떨어지는 부분이기도 합니다. 

 

로우라이더 S를 타면서 즐거운 부분을 발견했습니다. 보통 할리의 영역이라고 부르는 재미와 다른 부분이에요. 할리의 영역은 이렇습니다. 어떤 속도든 상관 없이 2500RPM 사이에서 크루징을 할 때 고동감을 느끼기 좋거든요. 그럴 때면 이 상태로 지구 끝까지 달리고픈 마음까지 듭니다(한 바퀴 돌아 제자리로 완주!).

 

로우라이더 S에도 분명 이런 영역이 있긴 해요. 언제나 맛있는 영역이죠. 그런데도 로우라이더 S는 다른 재미도 줍니다. 퍼포먼스 크루저니까요. 고회전으로 밀어붙이면 벼락 같은 맛이 있어요. 풍요로운 밀워키에잇 114 엔진의 특징이기도 하죠. 그 특징 외에 재밌는 지점을 또 발견했습니다.  

 

할리데이비슨은 저RPM 때 엔진이 헐떡거려요. 일반적인 모터사이클은 저RPM이면 불안한데 할리는 그 맛이 또 있죠. 그때 스로틀을 비틀어 밀어붙이니 재밌는 소리와 함께 펀치력 강한 토크가 터지더라고요. 보통 할리는 두구두구, 하면서 달리는데 이때는 그르릉거리면서 튀어나갑니다. 그 소리가 마치 맹수의 울부짖음 같아요.

 

이때 속도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어떤 단이든 저RPM에서 갑자기 스로틀을 감으면 그르릉거리면서 튀어나가니까요. 그 느낌이 꽤 자극적이어서 계속 반복해서 즐겼어요. 묵직한 차체가 다리 사이에서 그르렁거리니 꼭 덩치 큰 맹수를 조련하는 기분도 들더라고요. 달려, 워워, 달려, 워워, 이러면서 맹수와 함께 달리는 재미가 있어요. 한참 이러면서 로우라이더 S를 타고 다녔습니다. 

 

한 선배가 할리 다이나를 타보면 할리의 통념과는 다를 거라고 했죠. 퍼포먼스 크루저로 달리는 즐거움이 또 새로울 거라고 말이죠. 로우라이더 S를 타보니 그 말이 무슨 뜻인지 이해할 수 있겠더라고요. 그동안 예전 다이나 계열인 FXDR 114나 팻밥도 타봤거든요. 둘은 둘 나름대로 재밌었어요. 하지만 이 둘과도 로우라이더 S는 또 달라요.

 

로우라이더 S는 고전적인 퍼포먼스 크루저다운 자세와 박력을 느끼게 하죠. 시트고와 스텝 위치, 핸들바 형상 등 달라지니 또 이렇게 새로워집니다. 크루저라는 장르 속에서 할리데이비슨이 얼마나 영리하고 능숙하게 변주하는지 실감하게 합니다.  

 

날도 풀렸으니 멀리 다녀오고 싶어지네요. 로우라이더 S라면 먼 길이 결코 지루하지 않을 듯합니다. 원래 모터사이클 타고 멀리 가면 지루할 틈이 없긴 해요. 그래도 거대한 맹수와 함께하는 투어라면 또 새로울 겁니다. 

 

유튜브 [더로드쇼] 채널에 영상도 올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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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youtu.be/Dh-3ntfYjJ8

지금까지 [더로드쇼] 김종훈이었습니다.

다음에 또 만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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