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터사이클

100년 동안 모터사이클 만든 BMW의 역사적 모델 10

더로드쇼 2023. 4. 16. 1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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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더로드쇼'입니다.

 

모터사이클은 참 감성적인 존재입니다. 모터사이클만큼 제각각 취향을 드러내는 존재는 흔치 않죠. 같은 두 바퀴라도 장르에 따라 자극하는 부분도 재미도 너무 달라요. 그런 점에서 모터사이클은 친해질수록 특별한 감정을 자아내게 합니다.

 

상대와 친해지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뭘까요? 무엇보다 살아온 얘기를 듣는 일일 겁니다. 친한 친구일수록 서로 가정사나 어떻게 살아왔는지 대충 알잖아요? 그래서 브랜드의 헤리티지가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알게 되면 친해지고, 친해지면 특별한 감정이 생기니까요.

 

2023년은 BMW 모토라드에 특별한 감정이 생길 해입니다. BMW 모토라드 100주년이거든요. 1923년 첫 번째 모터사이클을 생산한 이후로 100년이 지났어요. 100년을 다 읊을 수 없으니, 100년 역사에서 의미심장한 모델로 요점만 짚어보려고 합니다. BMW 모토라드 100년 역사를 빛낸 10가지 모델!

 

1. R 32(1923)

BMW 모토라드의 시작이자 BMW 모빌리티 역사의 시작입니다. BMW가 항공기 엔진 만들던 회사인 건 다 알죠? 항공기 엔진 만들다가 1차 세계대전 이후 산업용 엔진과 모터사이클 엔진도 만들었죠. 그때 경영진은 모터사이클에 BMW의 미래가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그렇게 만든 첫 번째 모터사이클이 R 32입니다. 486cc 복서엔진을 품고 8.5마력을 발휘했죠.

 

재밌는 점은 R 32에 현재 BMW 모토라드 대표 모델의 결정적 특징이 담겨 있다는 거죠. 수평대향 엔진, 그러니까 지금은 BMW 모토라드의 상징 같은 복서엔진이 첫 모델부터 빛납니다. 샤프트 드라이브도 마찬가지예요. 복서엔진과 샤프트 드라이브의 조합, BMW 모토라드의 상징이죠.

 

사실 당시 R 32가 다른 모델에 비해 성능 자체가 뛰어난 건 아니었어요. 그럼에도 기계적 완성도와 내구성이 돋보여 비싼 가격에도 잘 팔렸습니다. 이 점도 지금 브랜드 특징과 꽤 겹치죠? 기계적 완성도와 내구성은 지금도 이어오는 가치죠. R 32는 첫 모델이라는 점만으로도 의미 있는데 정체성도 확립했어요. 보고 또 봐야 하는 모델입니다.

 

2. R 5(1936)

1936년에 출시한 R 5는 여러모로 혁신적인 모터사이클이었습니다. 일단 앞 서스펜션이 유압식 텔레스코픽 방식이었어요. 이 방식은 BMW가 최초로 모터사이클에 적용했죠. 기어 변속 방법도 획기적이었어요. 당시 모터사이클은 자동차처럼 손으로 기어를 변속했거든요. 변속할 때 핸들바에서 손을 떼야 하니 불편하고 안전에도 영향을 미칩니다. R 5는 지금처럼 발로 작동하는 4단 기어박스를 BMW 최초로 적용했어요.

 

이중 크래들 프레임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비틀림 강성을 비약적으로 높인 차대였거든요. 이런 기술을 조합해 R 5는 당시 혁신적인 스포츠 모터사이클로 발돋움합니다. 충격 흡수가 탁월하고, 변속은 빠르며, 차체가 안정적이면 당연히 빠를 테니까요. R 5의 유산은 90여 년 흘러 R 18로 재해석됩니다. 

 

3. R 24(1948)

R 242차 세계대전 이후 처음 생산한 모델입니다. 1948년에 기존 R 23을 개선해 선보이죠. 당시 2차세계대전 직후라 설계도도 동독에 있던 상태였거든요. 암담했을 겁니다. 새로 설계할 여력은 없으니 기존 모델을 분해해 개선한 후 다시 만들었어요. R 24는 복서엔진도 아닌 247cc 단기통엔진 모델이었죠.

 

R 24는 기계적 완성도나 특별한 기술과는 별개로, 이후 BMW 모토라드의 역사를 다시 잇는 모델로서 의미 있습니다. 1949년에 9,200대 생산하고, 1년 후에는 17,000대 이상 생산했어요. R 24로 BMW 모토라드는 부활의 신호탄을 제대로 쏜 셈입니다. R 24가 있었기에 이후 BMW 모토라드가 있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죠. 복서엔진 모델이 아니어도 의미, 충분합니다.

 

4. R 90 S(1973)

R 90 S1973년에 출시했어요. R 50, R 60으로 이어진 복서엔진 모델의 계보를 잇는 모델입니다. 숫자가 증가하며 모델명이 이어지죠. 특별한 점이라면 뒤에 붙은 S입니다. S는 언제나 고성능을 의미하는 코드네임이죠. 그렇습니다. R 90 S는 당시 BMW 모토라드에서 선보인 수퍼 스포츠 모터사이클이라 볼 수 있어요.

 

우선 스타일이 인상적입니다. 계기반을 품은 비키니 카울을 달았어요. 색도 투톤이에요. 초기 모델은 블랙과 실버였지만 이후 데이토나 오렌지라는 투톤 그라데이션에 빨간색 핀 스트라이프까지 그었죠. 고성능 모델답게 최고속도 200km/h를 기록했습니다. BMW 모토라드 90주년 때 선보인 콘셉트 나인티가 오마주한 모델이죠. 이후 R 9T로 이어지고요.

 

인스타에서 잘 커스텀한 클래식 복서엔진 모터사이클을 보면 R 90 시리즈거나 후속 모델인 R 100 시리즈가 대부분입니다. 밀레니엄 이후 클래식 트렌드를 이끌었고, R 9T가 탄생하게 된 저변을 만들었으니 밑줄에 볼드 강조까지 해야 할 모델이죠.

 

5. R 80 G/S(1980)

BMW 모토라드의 대표 모델인 GS의 최초 모델입니다. 어드벤처 투어링이라는 새로운 장르를 개척했죠. 당시 온로드 모델과 오프로드 모델은 선이 확실했어요. BMW 엔지니어 중 한 명은 흥미로운 생각을 했습니다. 온로드 투어링도 즐기면서 오프로드도 달릴 수 없을까? 이런 바람을 담아, 처음에는 개인적으로 개발했어요. 이런 진취적인(?) 엔지니어의 취미가 브랜드 전략과 맞아떨어지며 R 80 G/S는 세상에 등장할 수 있었습니다. 1980년 일이었어요.

 

처음에는 모두 의구심을 품었습니다. 될까? 무거울 텐데? 하지만 온로드 모델의 무게를 덜어내고 험로 주파력을 높일 장치를 더해 의혹을 감탄으로 바꿔놓았습니다. 고속 주행과 오프로드의 융합. 1981년에 판매된 BMW 모토라드 모델의 5대 중 1대가 R 80 G/S였다니 인기를 실감할 수 있습니다. 이후 다카르 랠리에서 우승하며 성능 또한 입증했죠. 이후 알다시피 승승장구. 그렇게 R 80 G/S는 장르의 시작이자 대표가 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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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K 100(1983)

1970년대는 일제 모터사이클들이 성능과 가격으로 전 세계를 공습한 시기죠. 이를 상대하기 위해 BMW 모토라드가 선보인 모델이 K 100입니다. 1983년에 출시한 K 100은 무엇보다 복서엔진이 아니에요. 987cc 수랭 4기통 엔진을 품었습니다. 일제 4기통 모터사이클에 대항하려는 의지가 담겼죠1988K 100에는 세계 최초로 ABS를 장착하기도 했습니다. 그러고 보 BMW 모토라드가 모터사이클에 세계 최초로 적용한 게 참 많아요.

 

K 시리즈는 새로운 시도이자 복서엔진의 중요성을 새삼 환기한 모델이기도 합니다. K 시리즈에 힘 주면서 복서엔진을 더 이상 안 만들기로 했거든요. 물론 지금도 복서엔진은 나옵니다. BMW 모토라드가 결정을 철회했다는 뜻이죠. 복서엔진 팬들이 들고 일어났거든요. 얼마나 다행인지. 당시 복서엔진 팬들에게 고마움을 전합니다. 그때 그들이 목소리를 높이지 않았다면... 지금 제가 타는 모터사이클은 다른 모델이었겠죠, 휴.

 

7. R 1100 GS(1993)

R 1100 GS는 현대적 GS의 기틀이 된 모델입니다. 디자인부터 엔지니어링까지 싹 바뀌었죠. 우선 복서엔진이 공랭에서 공유랭으로 바뀌었습니다. ABS도 적용했고요. 오프로드 모터사이클에선 처음이었죠. 튜브리스 스포크휠을 장착한 점도 빼놓을 수 없죠.

 

무엇보다 텔레레버 서스펜션을 도입했습니다. 조향과 충격 흡수를 따로 담당하게 해 차체 안전성을 높인 BMW 모토라드의 대표 기술이죠. 지금도 오버리터 GS의 결정적 차별점 중 하나입니다. 현대식 GSR 100 GS로 이어온 GS의 명성을 더욱 선명하게 했습니다. 현행 GS의 방향성을 제시했죠. 

 

8. S 1000 RR(2009)

S 1000 RR의 탄생 배경은 레이스였습니다. 슈퍼바이크 월드챔피언십에 참가하기 위한 레이스용 머신. 레이스에 참가하려면 판매용 1,000대가 필요했어요. S 1000 RR의 시작이었죠. K로 시작하던 수랭 4기통 엔진의 모델 코드가 S로 바뀐 순간이기도 합니다.

 

당시 S 1000 RRBMW 모토라드답게 각종 장비를 충실하게 채운 수퍼 스포츠 모터사이클이었습니다. ABS나 다이내믹 트랜션 컨트롤 같은 안전장치를 비롯해, 3가지 라이딩 모드도 적용했죠. 퀵 시프터를 제공하는 최초의 양산 모터사이클이기도 했습니다. 성능 또한 BMW 모토라드 사상 최강인 193마력을 발휘했죠. S 1000 RR은 순식간에 장르의 강자로 떠올랐습니다.

 

9. R 9T(2013)

BMW 모토라드 90주년 기념 모델로 등장했습니다. 90주년을 기념해 선보인 콘셉트 나인티의 양산 모델이기도 합니다. 유럽에서 R 90R 100을 커스텀해 타는 유행을 발 빠르게 감지해 신모델로 구현했죠. 공유랭 복서엔진을 장착한 클래식 스타일로 감성을 자극했죠. 전략은 성공. R 나인T는 이후 클래식 모터사이클의 대유행을 이끌었습니다.

 

R 나인T의 성공은 라이더 취향을 자극하는 파생 모델로도 이어졌습니다. 스타일 좋은 R 나인T 스크램블러, R 80 G/S를 오마주한 R 나인T 어반 G/S 등을 선보이며 헤리티지 라인업을 구축했죠. 기념 모델로 시작해 볼륨 모델이 되었죠.

 

특히 R 나인T 어반 G/S는 R 80 G/S를 오마주한 모델입니다. 오, GS의 시작인 R 80 G/S의 흰 차체와 다홍색 시트라니! 이 지점에 꽂혀 R 나인T 어반 G/S를 제 모터사이클 라이프의 동반자로 들였죠. R 나인T가 성공하지 않았더라면, 파생 모델로 확장하지 않았다면, 전 다른 모터사이클을 타고 있었을 거예요. 

 

10. R 18(2020)

R 18은 과감한 도전입니다. R 5에서 영감받은 신형 크루저라니 모두 놀랄 수밖에 없었죠. BMW 모토라드 역사상 가장 커다란 배기량의 복서엔진도 새로 빚었습니다. 대배기량 복서엔진은 R 18의 핵심 매력입니다. 무려 1,802cc. 외부로 노출된 샤프트 드라이브를 적용해 심미적 완성도도 높였습니다. 작심하고 크루저를 만든 셈이죠.

 

R 18은 애초 라인업을 염두에 뒀습니다. 크루저 장르다운 확장입니다. 윈드실드와 새들백을 더한 R 18 클래식을 선보이더니, R 18 배거와 R 18 트랜스 컨티넨탈로 라인업을 확장했죠. R 나인T 라인업과 함께 헤리티지 라인업을 꽉 채웁니다. 가장 최근 출시한 모델이지만, 이후 역사를 생각하면 의미심장한 모델이죠.

 

지금까지 짧게짧게 역사적 모델 10가지를 후루룩, 살펴봤습니다. 너무 짧게 훑었죠. 이야기가 더 궁금해지는 모델은 직접 파고들어 살펴보시길 바랍니다. 마르지 않는 샘처럼 이야기가 풍성할 거예요. 그렇게 이야기를 들을수록 특별한 감정은 더욱 진해질 겁니다. 그렇게 한 브랜드의 모터사이클과 친해지는 거죠.

 

그럼 다음에 또 만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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