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터사이클

스포스터의 계승자? 할리데이비슨 나잇스터

더로드쇼 2022. 10. 26. 2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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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더로드쇼’입니다.

오늘의 모터사이클은 할리데이비슨의 신 모델 나잇스터입니다.

 

영상으로 볼 사람은 아래 링크로.

https://youtu.be/gDbM45nJdMc

지난여름이었나요? 할리데이비슨에서 나잇스터 영상을 공개했습니다. 눈을 뗄 수 없었죠. 신모델 영상이야 언제든 관심이 가지만, 이번에는 특히 집중하게 했습니다. 모델 실루엣이 드디어 올 것이 온 것인가? 했죠. 그렇습니다. 지금은 단종된 스포스터 라인업에서 느낀 그 실루엣이 그대로 드러났으니까요.

 

게다가 그냥 제품 소개도 아니었죠. 전 세계 커스텀 빌더에게 보내 나잇스터를 커스텀하는 과정을 보여주기도 했습니다. 그것도 꽤 많은 분량을 할애했어요. 스포스터의 전형적 실루엣과 커스텀 빌더, 느낌이 딱 오잖아요? 그동안 스포스터를 보며 가슴 떨린 그 요소를 집중해 보여준 거죠. 

 

보면서 괜히 두근거렸습니다. 공랭 냉각핀이 없는 수랭엔진을 품었는데도, 아직 타보지도 않았는데도 훅, 빨아들였죠. 그러고 보면 할리데이비슨이 홍보 영상을 참 잘 찍어요. 화려한 효과를 넣지 않아도 할리데이비슨이란 브랜드가 긴 세월 쌓은 멋을 묵직하게 풀어내죠. 그 이야기에 동참하고 싶어집니다. 

 

나잇스터 영상도 마찬가지였습니다. 각 커스텀 빌더들이 만든 커스텀 나잇스터를 보며 갖고 싶다, 나도 커스텀하고 싶다는 마음이 강렬하게 들었죠. 그만큼 영상으로 본 나잇스터의 첫인상은 혹하게 했습니다. 스포스터S가 수랭 스포스터 시대를 연 콘셉트 모델 같았다면 나잇스터는 스포스터의 진짜 후속 모델 느낌이 들었죠. 기대감이 차올랐습니다. 자연스레 빨리 타보고 싶었죠.

 

어느새 시간이 흘러 나잇스터가 출시했습니다. 시승할 기회가 생겼다는 뜻이죠. 할리데이비슨 용인점으로 가서 실물 나잇스터를 영접하기로 했습니다. 나잇스터가 점점 가까워지니 다시 몇 달 전 본 영상이 떠오르더라고요. 괜히 두근거립니다. 이런 기분을 느끼게 하는 모터사이클, 좋습니다. 타기 전부터 들뜨는 기분, 즐겁잖아요.

 

나잇스터 실물은 아담해요. 간결하고요. 스포스터S 같은 화려함은 없어도 스포스터 라인업의 후속 모델다운 친근함이 있습니다. 883 아이언이 계속 변화해 미래에서 보면 이런 느낌이 아닐까 하는 연결성이 있죠. 영상으로 본 실루엣이 새삼 떠오릅니다.

 

일단 시트에 앉으면 아담하고 간결한 느낌이 더욱 증폭합니다. 차체를 좌우로 움직여보면 한결 가볍거든요. 공랭 스포스터와는 무게감이 완전히 다릅니다. 시트고도 낮아 무게감은 더욱 줄어들죠. 상당히 경쾌하겠는데? 하는 생각이 절로 들어요.     

 

아날로그 형태에 작은 디지털 화면을 넣은 계기반도 반갑습니다. 스포스터에서 보던 느낌 그대로예요. 컬러 TFT 계기반 시대지만, 아날로그 형태 계기반은 기술의 문제가 아니라 방향성이죠. 시트에 앉았을 때 감흥을 높입니다. 

 

시동을 켜면 수랭 레볼루션 엔진 느낌이 선명합니다. 아 맞다, 얘 수랭 레볼루션 975T 엔진이지, 하게 됩니다. 실루엣이 스포스터를 연상케 해 공랭 스포스터를 잠시 떠올렸나 봅니다. 그래도 은근히 털털거리는 느낌이 전해집니다. 수랭답게 빠르고 규칙적이지만 산발적으로 툭툭거리는 투정도 부려요. 

 

스포스터S도 이런 느낌이 있었는데, 나잇스터는 보다 선명합니다. 실제로 더 거칠게 매만졌는지는 모르겠네요. 배기량 차이와 차체 실루엣, 라이딩 자세가 종합적으로 차이를 만들었을 거예요. 할리데이비슨이 나름 고심해 엔진 필링을 매만진 느낌이 듭니다. 물론 공랭 스포스터와 비교할 순 없지만, 그래도요. 

 

레볼루션 975T의 T는 토크 위주 세팅이란 뜻입니다. 그럼에도 최대토크가 나오는 시점이 높습니다. 거의 엔진 회전수를 6천 가까이 올려야 나오거든요. 그 말은 밀어붙일수록 재미가 있다는 뜻이죠. 스포스터S도 그랬습니다. RPM이 올라갈수록 활기차고 짜릿해졌죠. 나잇스터도 스로틀을 비틀수록 타는 즐거움이 배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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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스터S와 확연히 다른 점도 있어요. 시각적 차이가 감각을 가릅니다. 둘은 휠 사이즈와 타이어 두께 차이가 확연하죠. 나잇스터가 19인치 휠에 타이어도 상대적으로 얇습니다. 덕분에 한결 경쾌하고 깔끔하게 움직여요. 게다가 라이딩 자세가 또 다르죠. 나잇스터가 미들 스텝이기에 차체를 좌우로 기울일 때 움직임이 더 선명합니다.

 

그렇다고 나잇스터의 자세가 편한 건 아니에요. 핸들바가 멀고 낮아요. 느긋하게 달리는 자세를 좋아하는 저로서는 핸들바가 더 높으면 좋겠다 싶었어요. 하지만 또 출력 성격을 보면 불편해도 상체를 숙여 타는 자세가 맞죠. 할리데이비슨은 나잇스터를 느긋한 크루저로 만들 생각이 없었나 봅니다. 라이딩 자세와 실루엣에서 차이를 보이지만 스포스터S처럼 밀어붙여야 재밌거든요.

 

상체를 숙여 차체에 고정한 채 스로틀을 비틀어 와락, 덮쳐오는 토크의 펀치력을 느끼라고 합니다. 꼭 빨리 달려야만 느끼는 재미는 아니죠. 40에서 80으로, 60에서 100으로 속도를 순식간에 올리면 느껴지는 펀치력이 재밌습니다. 이때 경쾌한 차체는 그 느낌을 증폭하죠. 몸놀림이 가벼운 선수가 묵직한 돌주먹을 붕붕거리는 기분이랄까요. 

 

타보니 나잇스터의 성격을 알겠습니다. 저속으로 달릴 때 운치는 적더라도 토크풀 주행 감각은 더욱 짜릿해진 스포스터로 볼 수 있겠네요. 나잇스터를 이리저리 휘두르며 느낀 핵심 재미예요. 그러고 보면 이 재미는 공랭 스포스터를 타며 즐긴 부분이기도 합니다. 

 

나잇스터는 질감이 달라졌지만 스포스터의 계승 모델로서 나잇스터를 바라보게 합니다. 라이딩 자세와 실루엣, 재미의 방향성이 스포스터와 연결 고리를 만들어내요. 공랭 스포스터 생각하면 아쉽지만, 수랭 나잇스터만의 재미는 분명합니다. 처음보다 1시간 타보니, 1시간보다 2시간 타보니 점점 타는 즐거움이 커집니다. 

 

한참 달리고 나서 나잇스터를 둘러봤습니다. 모터사이클은 타기 전과 타고 나서 또 느낌이 달라지죠. 나잇스터는 처음보다 타고 나니 구석구석 보고 싶어지네요. 분명 공랭 스포스터의 쇳덩이 같은 느낌은 희석됐어요. 보다 매끈해졌죠. 앉아서 느끼는 감각도, 보면서 알게 되는 질감도 쇳덩이 느낌은 아니에요. 경량화를 이뤄서 더 그렇죠.

 

그래도 예전 실루엣을 느낄 수 있는 형태는 보는 재미가 있습니다. 다른 레볼루션 엔진 품은 모델보다 엔진 형상도 더 눈여겨보게 돼요. 현존하는 할리데이비슨 수랭 모델 중에서 가장 엔진이 도드라지는 모델입니다. 검은색 차체에 은색 엔진이라 더 눈에 띌 수도 있겠네요. 

 

그러고 보면 엔진 디자인에도 신경 쓴 티가 납니다. 트라이엄프처럼 냉각핀을 만들어 공랭처럼 보이게 하는 방향성은 아니지만, 수랭 엔진 중에서 조형미에 신경 썼어요. 보통 수랭 모터사이클은 차체와 한 덩어리로 묻어가게 하니까요. 감흥은 다르지만, 나잇스터의 엔진도 보는 맛은 있습니다.

 

나잇스터를 보다 보면 아이언을 간결하게 커스텀한 형태로 보입니다. 핸들바 위치나 바앤드미러, 차체 실루엣이 그래요. 은근히 멋을 부렸습니다. 업머플러는 아니지만 두 가닥을 하나로 모은 투박한 머플러도 나름대로 깔끔하게 처리했고요. 이 또한 취향은 다르지만 커스텀한 것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비키니 카울부터 뒤 펜더까지 간결함이 관통하죠.  

 

나잇스터가 라이더들에게 어필할 지점은 이게 아닌가 싶어요. 보다 매끄럽고 강렬한 출력을 더하면서 한껏 멋을 낸 스포스터. 공랭 스포스터는 이제 역사 속으로 사라졌으니 어쩔 수 없죠. 공랭 스포스터의 맛을 낼 순 없지만, 출력과 스타일을 얹어 새로 다가서려고 합니다. 어떻게 받아들일지는 지켜봐야죠.

 

나잇스터를 타보고 나니 이것 하나는 확실해요. 나잇스터, 꽤 재밌는 모터사이클입니다. 방방거리며 속도를 높였다 줄였다 하며 도로를 압축해 달리는 짜릿함이 있어요. 공랭 스포스터의 잔상에서 벗어날수록 나잇스터만의 재미가 선명해지죠. 이것저것 얽힌 걸 떼고 보면 그렇습니다. 



하지만 현실은 그러긴 쉽지 않죠. 전통도, 브랜드도, 가격도, 다른 모델과의 비교도 맞물립니다. 나잇스터가 그 관계 속에서 어떻게 자기 영역을 확보할지 궁금해집니다. 사실 꽂히면 다른 이유는 중요하지 않잖아요? 모터사이클은 그런 존재니까요.

 

나잇스터와 함께한 몇 시간, 즐겁게 탔어요. 나잇스터 위에 앉아 있던 내 모습이 그럴싸해 보이기도 했고요. 할리데이비슨의 영상처럼 커스텀도 하면 어떨지 궁금해지기도 했습니다.

할리데이비슨 매장에 들러 타보세요. 탈 수 있을 때 타야 합니다.

지금까지 ‘더로드쇼’였습니다.
다음에 또 만나요.

https://youtu.be/gDbM45nJdMc  

*브랜드가 제공한 시승차와 소정의 제작비를 받아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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