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터사이클

딱 좋아, 할리데이비슨 포티에잇 스페셜

더로드쇼 2021. 8. 3. 1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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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더로드쇼' 김종훈입니다.

 

오늘의 모터사이클은 할리데이비슨 포티에잇 스페셜입니다.

포티에잇에 '스페셜'이 붙었어요. 몇몇 파츠를 바꿔서 ‘특별하게’ 보이게 매만졌습니다. 할리데이비슨이 알아서 꾸며준 드레스업 버전이랄까요. 따로 달아서 만들 수도 있지만, 할리데이비슨이 직접 해주면 비용과 완성도 면에서 이득이죠.

포티에잇은 눈여겨본 모델입니다. 지나가면서 볼 때마다 항상 멈춰 바라보게 하는 모델이죠. 캬 멋진데? 하면서. 할리데이비슨을 잘 모르던 때도, 이제 좀 타봤는데도 볼 때마다 매번 시선을 머물게 하죠.

 

뚱뚱한 앞뒤 타이어와 앙증맞은 피넛탱크, 낮고 작은 차체가 만들어내는 실루엣이 매력적입니다. 그러면서 배기량이 1,200cc라서 엔진이 보다 큼직하게 드러납니다. 엔진을 돋보이게 하는 디자인이랄까요. (상대적으로) 작고 꽉 차 보이는 형태가 일품입니다.

스포스터 라인업은 젊고 경쾌하며 멋을 강조하죠. 다크커스텀 모델이라고 부르기도 해요. (검은색 무광) 블랙파우더 도장으로 깔끔하게 마감했죠. 젊은층을 노린 할리데이비슨의 전략형 모델이에요. 각 잡은 가죽바지보다 물 빠진 청바지가 더 어울립니다.

 

포티에잇은 할리데이비슨 스포스터 라인업의 대장주죠. 아이언883이 저변을 넓혔지만 포티에잇이 라인업의 꼭짓점 역할을 하죠. 타봐야지, 생각만 오래 하다가 드디어 타봤습니다.

이왕 타는 거 포티에잇 스페셜 모델! 스페셜의 가장 큰 특징은 위로 쫑긋, 올라온 핸들바입니다. 격하게 올라온 일명 ‘만세 핸들’보다는 낮아요. 흔히 ‘반만세 핸들’이라고 부르죠. 정식 명칭은 톨보이 핸들바라고 하네요. 반만세보다는 어감이 아주 좋습니다. 순정에서 8인치 정도 위로 올라옵니다.

적당히 높아서 멋도 멋이지만 자세가 편해요. 팔만 앞으로 뻗으면 되니 허리를 덜 굽히게 되죠. 포워드 스텝이라서 발도 쭉 뻗어야 하는데 허리까지 숙이며 오래 타면 은근히 괴롭거든요. 물론 키가 크면 알맞은 자세가 나오겠지만...

스페셜 모델의 또 다른 특징은 크롬입니다. 이곳저곳 크롬 도장으로 치장했어요. 다크커스텀은 블랙파우더 도장이 상징이지만, 할리데이비슨의 상징은 반짝거리는 크롬 아니겠습니까. 검은색 위주 도장에 몇몇 부분만 크롬이라 장식으로 효과적입니다.

게다가 포티에잇 스페셜은 피넛탱크에 1970년대 스타일 그래픽을 그려놓았어요. 클래식 무드를 지향한다는 점에서 크롬 도장은 적절한 장식입니다. 톨보이 핸들바와 크롬 장식. 포티에잇을 다르게 보여주는 스페셜한 요소들이죠.

그 외에는 기본 포티에잇 그대로입니다. 1948년에 등장한 피넛탱크는, 이름의 유래인 만큼 여전히 포티에잇의 상징처럼 놓여 있죠. 또한 뚱뚱한 앞 타이어도 포티에잇의 자태를 더욱 풍성하게 합니다.

포티에잇 스페셜은 1200cc 에볼루션 엔진을 품었습니다. 아, 이 엔진 물건이에요. 883cc 에볼루션 엔진과는 또 달라요. 배기량이 높은 만큼 더 박력 있게 떨어댑니다. 두두두두두두두.

시동 걸면 엉덩이를 툭툭, 선명하고 경쾌하게 두들기죠. 좁은 차체 옆으로 나온 엔진이 떠는 모습도 확연히 느껴집니다. 심장이 박동하는 모습처럼, 모터사이클이 생물처럼 살아있다는 느낌이 생생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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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기량 훌쩍 높은 밀워키에잇 엔진과도 달라요. 밀워키에잇은 와르르 쏟아지는 흉포함이 있는데 1200 에볼루션은 고동을 깔끔하게 전달한달까요.

1200 에볼루션 엔진은 주행할 때도 기분을 고조시키죠. 스포스터 라인업 차체와 1200cc 에볼루션 엔진의 궁합이 좋네요. 883보다 풍성한 느낌이 확연히 몸을 자극합니다. 역시 배기량은 정직하다.

우호적인 첫인상이 달릴 때도 그대로 이어집니다. 일단 타기가 편해요. 시트고가 705mm라서 바닥에 더 밀착해서 달리는 느낌입니다. 그러면서 차체는 할리데이비슨 라인업 중에 가벼운 편이죠. 게다가 핸들바는 높아요. 지렛대 원리로 더 경쾌하게 좌우로 기울이기 좋습니다.

앞뒤 16인치 휠에 뚱뚱한 타이어는 달릴 때 안정감도 줍니다. 부드러워요. 착 가라앉은 느낌으로 달리게 하죠. 이런 요소들이 풍성한 엔진 질감을 더욱 부담 없이 즐기게 합니다. 타기 편하니까 조작하는 데 신경 쓰기보다 라이딩을 음미하는 데 더 집중할 수 있죠.

포티에잇 스페셜은 할리의 영역을 아주 맛깔스럽게 표현해요. RPM 1500-3000까지, 전 할리의 영역이라고 불러요. 이때 내가 할리데이비슨을 타고 있구나, 강렬하게 느끼죠. 이 엔진회전수 영역대가 가장 기분 좋게 할리데이비슨을 즐기게 하고요.

포티에잇 스페셜은 엔진이 헐떡이는 1500대를 지나 2500쯤 되면 엔진 고동이 딱 적당하게 익습니다. 그러다가 3000이 넘어가면 둘로 나뉜 진동이 하나로 모이면서 은근히 짜릿한 맛도 선사하죠.

 

각 영역이 선명하고, 또 적당해서 고루 즐길 수 있어요. 경쾌한 스포스터 모델인 만큼 3000RPM 이후로 쪼는 맛도 살아있네요.

포티에잇 스페셜을 타면서 인상적인 부분이 있었어요. 그동안 보면서 멋이라고 생각한 각 요소들이 멋도 멋이지만 달리는 맛도 만들어낸다는 거죠. 그래서 모터사이클이 재밌어요. 각 파츠 차이들이 고유한 특성을 만들어내니까요.

낮은 시트고와 높은 핸들, 좁은 차체, 뚱뚱한 타이어 같은 요소들이 어우러져서 포티에잇 스페셜만의 재미를 선사하죠. 타기 편하면서 은근히 민첩하고, 그러면서 엔진은 맛깔스러운 풍미를 자아냅니다. 물론 멋은 말할 것도 없고요.

이번에는 그리 멀리 가진 못했어요. 다음에는 멀리 타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죠. 다양한 도로에서 타면 더 즐거울 듯하니까요. 연료탱크가 작아서 주유야 자주하겠지만, 그게 뭐 대수인가요. 그만큼 자주 쉬면서 달리면 그만이죠.

 

유튜브 ‘더로드쇼’ 채널에 포티에잇 스페셜 영상도 만들었습니다. 재밌게 보시길.

보신 김에 채널 구독, 좋아요 눌러주시면 고맙겠습니다.

https://youtu.be/-pfRjdzcKr8

지금까지 '더로드쇼' 김종훈이었습니다.

올해도 즐겁게 달려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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