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터사이클

모든 것이 적당한 경량 크루저, 로얄엔필드 메테오350

더로드쇼 2021. 9. 15.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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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더로드쇼’ 김종훈입니다. 

오늘의 모터사이클은 로얄엔필드 메테오350입니다. 

 

영상으로 보실 분은 링크 클릭!

https://youtu.be/hofe9gxayXk

로얄엔필드가 새로운 모델을 내놨습니다. 인터셉터 650과 컨티넨탈 650 이후 다시 신차입니다. 새롭게 라인업을 재편하는 중이죠. 환경규제가 강화되면서 불렛과 클래식 500이 단종됐습니다. 상징 같은 모델이 사라지면서 라인업을 다시 만들어야 했죠.

메테오350은 휑해진 라인업을 아래에서부터 튼튼하게 채울 모델입니다. 미들급에는 650 트윈스 모델이 있으니 미들급보다는 쿼터급을 선택했다고 볼 수 있죠. 또한 로얄엔필드의 점유율을 높여주는 데도 한몫할 모델이죠. 349cc 배기량으로 입문자를 위해 로얄엔필드의 문을 열었습니다. 

게다가 장르는 크루저예요. 보통 생각하는 무겁고 큰 크루저가 아닌 경량 크루저입니다. 로얄엔필드에 불릿과 클래식 500만 있는 줄 알았는데 1990년대부터 크루저를 만들어왔더라고요. 그 모델의 역사를 계승하는 거죠. 그러면서 가장 볼륨 시장인 쿼터급을 노립니다.

괜찮은 전략이라고 생각해요. 로얄엔필드는 쿼터부터 미들급 시장에서 승부수를 띄웠습니다. 보다 편하게 모터사이클에 접근하도록 하는 브랜드로 자리매김하려고 하는 셈이죠. 그에 걸맞은 가격대와 옛 감성을 자극하는 형태는 솔깃하게 하죠. 가볍게 입문하려는 사람에게 접근성 낮추고 레트로 디자인을 내세워 취향을 건드립니다.    

형태도 일반적인 크루저 형태와는 다릅니다. 클래식 모터사이클과 크루저 사이 어디쯤에 있죠. 어떻게 보면 장르를 딱 구별하지 않은 옛날 모터사이클 같아요. 전체적으로 적당하달까요? 적당한 배기량과 적당한 가격, 적당한 디자인과 적당한 이미지의 총합. 클래식 스타일로 입문하려는 사람에게 이런 적당함은 어떻게 보면 완벽한 구성이라고 할 수 있죠.

생각보다 작지도 크지도 않습니다. 이거 중요해요. 너무 작으면 아쉽고, 너무 크면 불편합니다. 349cc 단기통 엔진이 너무 작아 보이지 않는 크기예요. 단기통다운 엔진 볼륨감도 느낄 수 있습니다. 적당해요. 아마 메테오350을 얘기하면서 적당해요란 말을 가장 많이 쓰지 않을까 싶네요.

앉으면 시트고는 낮습니다. 765mm예요. 극도로 낮지는 않고 적당히 낮아요. 크루저 치고는 높은 편이고 보통 모터사이클 치고는 낮죠. 앉아서 모터사이클을 편하게 다룰 수 있습니다. 시트는 넓고 두툼한 안장 형태예요. 크루저니까요. 시트고가 낮아서 발 착지성은 좋지만 시트가 넓어서 사람에 따라 뒤꿈치가 떨어지기도 할 거예요. 로우시트도 있으니 시트고는 무척 진입 장벽이 낮죠.

핸들바 높이는 적당합니다. 높지도 낮지도 않아요. 의자에 앉아 딱 팔을 편하게 굽히며 잡을 수 있는 정도죠. 핸들바가 넓지도 않습니다. 굵기도 일반적인 핸들바고요. 크루저다운 위풍당당함은 없어요. 경량 크루저니까요. 대신 지극히 편합니다.

핸들 뭉치와 버튼은 고급스럽진 않아요. 로얄엔필드가 마감이 고급스러운 브랜드는 아니죠. 그래도 구성이 알차요. 비상등 버튼도 있고, 계기반 주행거리 모드 변경 버튼도 있습니다. 스타트 버튼과 상향등 버튼을 토글 형태로 만들어 디자인에도 신경 썼습니다. 재질이 고급스럽진 않지만 귀엽습니다. 가격을 생각해야죠.

시동을 걸면 토도동거리는 느낌이 은근히 구성집니다. 처음에는 약간 엇박자 타며 울리는 엔진음이 재밌습니다. 크루저라고 만들었다 이건가? 배기음도 부드럽지만 무미건조한 소리는 아니에요. 로얄엔필드 관계자가 메테오350 온라인 론칭 때 고동감을 살렸다고 했거든요. 할리의 고동감은 아니지만 로얄엔필드다운 예스러운 고동감은 확실히 살렸네요.

재밌게도 시소 기어입니다. 앞 레버를 밟으면 기어가 내려가고 뒤 레버를 밟으면 기어가 올라가죠. 앞 레버로도 기어를 올릴 수는 있는데 각도가 안 나와요. 그냥 뒤를 밟는 게 편합니다. 애초 설계할 때 시소 기어 형태로 만들었습니다. 독특한 형태인데 금세 익숙해집니다. 

감상은 그만하고 달려봐야겠죠? 결국 달려봐야 어떤 모터사이클인지 답이 나옵니다. 클러치를 붙이면서 스로틀을 감았는데, 출력이 상당히 부드럽습니다. 보다 과감하게 붙이고 감아도 무방할 정도로 부드러워요. 와락, 튀어나가는 과격함은 찾아볼 수 없습니다.

자세가 편하고 낮은데다 차체 무게가 무겁지 않으니 다루기 편해요. 연료 넣고 190kg이니 아주 가벼운 건 아니지만 체감은 몇 십 킬로그램 더 뺀 느낌입니다. 앉았을 때 다리도 포워드가 아닌 딱 미들 스텝이에요. 175cm 기준으로 그냥 의자에 앉아 살짝 팔 뻗은 느낌으로 메테오350을 탈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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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력은 그리 호쾌하지 않습니다. 20마력에, 27Nm니 감안해야죠. 밀어주는 힘을 느끼려면 회전수를 높여야 합니다. 최고속은 시속 120km 언더 정도예요. 시속 100km부터는 속도가 무척 더디게 올라갑니다. 5단 기어인데 4단으로 끝까지 감고 오랫동안 달려야 계기반 120에 닿을까 말까 해요. 직선도로에 교통량도 없어야 도달할 숫자죠.

어차피 빨리 달리려고 메테오350을 선택하는 사람은 없잖아요? 해보니 이 정도 나간다 정도로만 받아들이면 되겠네요. 대신 속도를 붙이는 과정이 매끄럽고 부드러워서 스트레스는 적어요. 쥐어짜는 느낌보다는 주욱, 올라가는데 어느 순간 멈추는 느낌이죠. 

RPM 높이면 진동도 올라오지만 나름 불쾌하지 않게 잘 잡았어요. 성격에 따라 저단부터 RPM 높인 채 쭉 속도 붙이며 타는 맛을 즐길지도 모르겠네요. 느긋하게 귀여운 고동감 느끼면서 타다가 필요할 땐 쭉쭉 밀어붙였죠.

시승하면서 150km 정도 계속 타봤습니다. 뻥 뚫린 직선도 와인딩도 있었죠. 와인딩도 은근히 재밌더라고요. 메테오350은 어느 순간이든 시종일관 부드러워서 산뜻했어요. 부드럽다는 뜻은 출력 나오는 방식은 물론 거동에서도 드러납니다. 핸들링이나 기울어질 때의 감각 역시 부드러워요. 온라인 론칭 때 저중심 설계에 신경 썼다고 했는데 티가 납니다.  

이런 부드러움이 메테오350이 내건 슬로건 ‘이지 크루저(Easy Cruiser)’에 담긴 핵심이 아닐까 싶어요. 누구나 쉽고 편하게 모터사이클을 즐기라고 내놓았다는 뜻이기도 하죠. 그에 걸맞게 메테오350은 면면이 편하고 부드럽습니다. 배기량도, 무게도, 시트고도, 출력도, 움직임도 편합니다. 그냥 잡아타고 즐기면 그만이죠.

하나 안 편한 건 리어 서스펜션 트래블이 80mm로 짧다는 점이에요. 크루저니까 짧은 게 당연하죠. 매끈한 도로에선 괜찮습니다. 짧은데도 예상보다 부드럽다는 느낌이에요. 하지만 누더기로 포장해놓은 도로에선 충격이 꽤 올라와요. 크루저라는 장르의 특징이기도 하고요. 서스펜션 트래블이 짧고, 등급 높은 서스펜션이 아니니 어쩔 수 없습니다. 단점이라기보다는 알아둬야 할 성격입니다.  

그럼에도 메테오350의 부드러움이 은근히 마음에 들었어요. 잠시 쉬면서 메테오350을 더욱 꼼꼼하게 봤습니다. 파츠의 질감은 고급스럽진 않지만 만듦새는 괜찮아요. 나름대로 기대 모델이라 꼼꼼하게 만든 티가 나기도 합니다. 시트의 탄탄한 마감도 좋고요. 

시승차는 가장 상위인 수퍼노바 모델이에요. 가장 상위라고 해도 가장 아래 모델보다 58만원 더 비싸죠. 투톤 컬러, 연료탱크 배지, 윈드실드와 동승석 등받이를 장착했죠. 물론 투톤 컬러 빼고는 다 옵션으로 장착할 수 있습니다. 마음에 드는 모델을 사서 다 수퍼노바처럼 만들 수 있는 거죠. 

얘기를 들어보니 예약자들이 트림보다는 색상이 마음에 드는 차량을 예약했다고 하네요. 가장 반응이 좋은 모델은 파이어볼 옐로라고 합니다. 노란색 탱크에다 매니폴드와 머플러도 검정으로 도색한 모델이죠. 그런데 가격은 가장 저렴해요. 가격 공개하고 나서 저도 파이어볼 옐로에 가장 눈길이 가더라고요. 어차피 호화롭고 위풍당당한 크루저는 아니니 캐주얼 느낌이 더 어울리겠더라고요. 거기에 윈드 실드에 사이드 케이스 정도만 달면 딱이죠.

소소한 옵션 파츠도 기본은 들어와 있습니다. 가격을 보면 편하게 막 달 수 있어요. 마치 혼다 커브의 옵션 가격을 보는 기분이었어요. 더 싼 파츠 찾아 인터넷을 헤맬 필요가 없습니다. 이런 옵션 장착하는 재미도 문턱을 낮춰 편하게 즐길 수 있게 했죠. 

타보니 이거 도로에서 많이 보이겠는데 싶었어요. 로얄엔필드 관계자에게 물어보니 메테오350을 향한 반응이 꽤 높다고 합니다. 예상보다 더 뜨겁다고 해요. 그럴 수밖에 없는 가격과 구성이긴 하니까요.

딱 괜찮은 도화지 격으로 들여 소소하게 꾸며보는 재미도 있을 듯합니다. 크기가 아담해서 꽤 흥미로운 캐주얼 모터사이클 커스텀이 나올 듯해요. 가령 시트고를 낮추고 핸들을 올려 보다 본격적인 크루저처럼 만들어도 좋고, 더 간결하게 만들어도 좋겠고요. 기본 가격이 낮으니 상상력을 더할 여지가 늘어납니다. 총액은 무시할 수 없으니까요.

어쩌면 메테오350은 반스 슬립온 같은 모터사이클이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접근성 낮고 타기 부담스럽지 않으니까요. 메테오350이 쿼터급 클래식 모터사이클 시장에 어떤 활기를 불어넣을지 궁금해지네요. 한 번 타보세요. 탈 수 있을 때 타야 합니다.

지금까지 ‘더로드쇼’ 김종훈이었습니다.
채널 구독 부탁드립니다.  

https://youtu.be/hofe9gxayX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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