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터사이클

이미 커스텀 완전체, 할리데이비슨 스트리트밥 114

더로드쇼 2021. 4. 29. 0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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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드에서 제공한 시승차와 소정의 비용을 받아 작성한 글입니다.

 

안녕하세요, ‘더로드쇼’ 김종훈입니다. 

오늘의 모터사이클은 할리데이비슨 스트리트 밥 114입니다. 

 

영상으로 보실 분은 링크 클릭!

https://youtu.be/j3AqSrCFoAA 

올해 할리데이비슨에는 꽤 큰 변화가 있습니다. 스포스터 패밀리가 사라졌고, 라인업을 크루즈와 투어링으로 재편했죠. 시대의 흐름에 따라, 선택과 집중의 시기입니다. 게다가 굵직한 이슈가 있죠. 할리데이비슨 최초의 어드벤처 투어링 모델, 팬 아메리카가 출시합니다. 변화의 시기죠. 주목할 만합니다. 팬 아메리카가 나오면 다시 다룰 기회가 있을 겁니다. 

그런 흐름에서 스트리트 밥은 밀워키에이트 114 큐빅 인치 엔진 품고 돌아왔습니다. 그 전에는 107 큐빅 인치 엔진이었죠. 114 큐빅 인치는 1868cc, 107 큐빅 인치는 1746cc 엔진이죠. 둘 다 빅빅빅 트윈 엔진이죠. 어느 쪽이든 차고 넘치는 건 마찬가지입니다. 그럼에도 둘의 질감은 조금 달랐어요. 107 엔진이 매끄러운 느낌이었다면 114 엔진은 보다 괄괄하고 터프했죠. 

스트리트 밥이 밀워키에이트 114 엔진을 품었으니 심장을 벌크업하고 돌아왔다고 할 수 있습니다. 스트리트 밥은 전부터 눈여겨본 모델이었어요. 스포스터 패밀리처럼 나름 콤팩트하면서도 밀워키에이트 엔진을 얹어서 풍성한 출력까지 겸비했으니까요. 

간결한 차체에 넘치는 엔진이라면 체감 박력은 더욱 화끈할 겁니다. 이제 114 엔진을 품었으니 더욱 터프해졌다는 건 굳이 타보지 않아도 알 수 있습니다.

다 떠나 간결한 스타일이 젊은 감각을 뽐내서 눈여겨봤습니다. 덜어내고 덜어내는 바버 커스텀을 기본으로, 19인치 앞 휠과 미니 에이프 행어 핸들바가 초퍼 커스텀의 흥취도 풍깁니다.

기본적으로 커스텀 스타일로 빚은 크루저는 멋있잖아요? 두 가지 커스텀을 과하지 않게 조율했어요. 깔끔하게 빚은 면면이 은근한 멋을 풍깁니다.

몇 가지 마음에 쏙 드는 부분들이 있습니다. 짧은 앞뒤 펜더야 젊은 감각의 기본이죠. 헤드라이트도 작아요. 덜어내고 덜어낼수록 커스텀 바이크는 멋있어진다고 생각하는 사람으로서 반길 부분이죠. 아담한 헤드라이트가 순정인데도 따로 커스텀한 느낌을 줍니다.

간결함의 핵심은 계기반입니다. 처음에 보고 멍했어요. 커스텀 빌더의 작품도 아닌데 순정으로도 이렇게 계기반을 표현할 수 있구나 싶었거든요. 덜어내고 덜어내다가 아예 핸들바 클램프에 계기반을 넣어버린 거죠. 스트리트 밥의 매력 포인트입니다.

이걸 보면서 할리데이비슨이 은근히 감각적인 브랜드구나 싶었어요. 모르고 보면 다 비슷해 보이는 크루저인데 가까이 보면 각 모델별로 특징을 살렸거든요. 그 차이들이 모여 각 모델별로 매력을 발산하죠. 그런 감각이 할리데이비슨을 여기까지 오게 한 게 아닌가 해요. 디테일의 차이를 알고, 알게 하는 브랜드는 저력이 있거든요.

계기반과 더불어 스트리트 밥의 특징이라면 미니 에이프 행어 핸들바죠. 시트에 앉아 두 팔을 앞으로 뻗으면 딱 편하게 잡힙니다. 허리를 세우느냐 힘을 빼느냐에 따라 살짝 위로 잡을 수도 있고요. 과하지 않습니다. 그러면서 당당하게 달리는 호쾌한 자세도 연출하죠. 핸들바가 높으면 지렛대 작용도 해서 차체를 좌우로 놀리기에도 좋습니다. 

차체가 콤팩트하기에 이 정도 높이가 보기에 조화롭기도 해요. 크루저를 탄다면 딱 이렇게 높이고 타고 싶은 그 높이입니다. 예전에는 높은 핸들바가 이상해보였는데 적절하게 높이면 그렇게 조화롭게 보이더라고요. 자세도 편하고요. 스트리트 밥은 딱 알맞아요.

낮은 시트에 엉덩이를 푹 얹고 허리에 힘을 좀 뺀 다음에 핸들바를 잡으면 세미 초퍼 느낌도 즐길 수 있죠. 게다가 스트리트 밥의 기어 레버가 살짝 높아서 무릎을 올리고 웅크리고 타기에도 좋아요. 시트와 핸들바 높이에 어울리는 다리 자세를 만드는 요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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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리트 밥 풋 패그 기어 레버 디자인도 재밌습니다. 보통 풋 패그 아래로 지나가는데 위쪽으로 뻗어 있어요. 위치 때문에 자연스럽게 바뀐 형상인데 은근히 멋져 보여요.  

이런 각 부분의 차이가 타는 맛을 다르게 해주는 점이 재밌습니다. 크루저라도 다 같은 크루저가 아니죠. 타보면 알 게 됩니다. 스트리트 밥은 다른 크루저로 보일 요소가 다분합니다. 커스텀을 하지 않았는데도 커스텀 모터사이클로 보이죠.

옆에서 보면 작아 보이는 연료 탱크도 커스텀 느낌을 가미합니다. 폭이 넓어 결코 작지 않은데도 옆에서 보면 아담하니 간결합니다. 덕분에 측면 실루엣을 보는 맛이 있어요. 큼직한 밀워키에이트 114 엔진이 더욱 도드라져 보이죠. 

이번에 연료 탱크 도색이 바뀌었죠. 발랄한 느낌의 그래픽입니다. 검은색 차체에 주황색 그래픽이라서 더 선명하고 눈에 들어옵니다. 검정과 주황 조합은 언제나 정답이죠. 이모저모 잘 조합한 파츠와 새로운 연료 탱크 그래픽까지, 더 뭘 손대야 할까 싶어요. 딱 좋습니다.

물론 타다보면 더 덜어내면 좋겠다 싶은 마음도 들 겁니다. 할리데이비슨이 충분히 덜어냈지만, 취향 담아 바꾸는 즐거움도 있으니까요. 보면서 이런 형태도 생각해봤어요. 검은색을 걷어내고 그냥 쇠 느낌을 살려서 타도 괜찮을 듯해요. 오래된 할리 느낌으로. 오랫동안 타다가 낡은 느낌 살려 바꿔보는 게 더 애정이 생기겠죠.  

간결한 차체는 엔진의 위압감을 더 증폭합니다. 시트에 푹, 앉아 높은 핸들바에 손을 턱, 얹고 시동을 걸면 어휴, 온몸에 떨림이 관통하죠. 가랑이 사이로 보이는 실린더 헤드가 더 커보입니다. 스트리트 밥의 콤팩트한 차체는 엔진을 더 잘 느끼기에 알맞습니다.    

이젠 할리의 영역을 즐길 때죠. 2000rpm에서 2500rpm 사이로 기분 좋게 두두두두, 하며 달리는 그 영역이죠. 오랜만에 타는 할리데이비슨이라 더 기대하며 탔죠. 타보니 할리의 영역이 시작되는 시점이 조금 당겨졌어요. 유로 5 기준에 맞춘 엔진이라 그런지, 시승차가 마일리지 적은 신차라서 그런지 잘 모르겠습니다. 

보통 2000에서 2500rpm에서 딱 기분 좋았는데 더 빨라졌어요. 2500만 되어도 고동이 꽤 선이 굵었습니다. 보통 1000 중반대에는 약간 엔진이 헐떡이는 재미가 있었는데 그때부터 할리의 영역이 시작되는 느낌이었어요. 헐떡이는 느낌은 그 전에 지나치고요. 기어를 더 빨리 올려 변속하게 되더라고요. 처음에 친해지는 과정이니까 느긋하게 기어 올리고 탔죠.

핸들바 높이가 확실히 타는 재미를 다르게 합니다. 콤팩트한 차체를 위에서 휙휙 놀리며 타는 재미가 있어요. 앞서 말한 지렛대 원리가 스트리트 밥을 한층 가볍게 느끼게 합니다. 차체가 가벼운 느낌이 들면, 날렵하게 움직이며 타는 재미가 있죠. 스트리트 밥은 스포스터 탈 때처럼 부담이 적습니다. 그럼에도 밀워키에이트 114 엔진을 즐길 수 있다는 게 강점이죠.

다양한 자세로 타는 재미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한없이 웅크리고 탈 때와 허리 세우고 살짝 앞으로 숙일 때, 팔 쭉 뻗어서 느긋하게 몸의 무게 중심을 뒤로 놓고 탈 때, 각각 맛이 다르죠. 자세에 따라 엔진 회전수를 다르게 쓰면서 타게 됩니다. 밀워키에이트 114 엔진이야 어떤 엔진 회전수든 차고 넘치게 움직이니까요. 그런 점에서 스트리트 밥은 라이더의 자유도를 적극 수용하는 모터사이클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특히 웅크리면서 핸들바에 매달린 듯 초퍼의 흥취를 느끼며 타니 새롭더라고요. 이래서 핸들바를 높이나 싶고요. 시트에 몸을 구긴 채 엔진 회전수 높여 달려가면 온몸이 떨리면서 튀어나가는 짜릿함도 커요. 핸들바가 높고 좁은 편이라 핸들로 전해오는 진동이 꽤 강력합니다. 우르르르, 천둥 치듯 출력을 뽑아내는 밀워키에이트 114 엔진의 필링을 제대로 느낄 수 있죠. 

이런 자세는 몸에 힘이 빠져 할리의 영역을 음미하는 데도 좋더라고요. 핸들바에 손을 툭, 걸쳐 놓고 엔진 고동의 망중한을 즐기는 거죠. 할리데이비슨 모델을 여럿 타봐서 이제 알겠다 싶은데도 또 새롭습니다. 차체 형태에 따라 이렇게 크루저가 다릅니다.

이제 할리데이비슨에서 스트리트 밥의 역할이 커졌습니다. 한국에선 스포스터 패밀리가 사라졌으니, 할리데이비슨의 젊은 라이더를 흡수할 역량을 발휘해야 하죠. 그래서 예전 스트리트 밥을 기본으로 한 소프테일 스탠다드 모델이 더 궁금해지기도 합니다. 가격도 솔깃하게 나왔다고 합니다. 

밀워키에이트 114 엔진을 원하면 스트리트 밥이, 107 엔진으로도 충분하다면 소프테일 스탠다드가 스포스터 패밀리를 바라보던 라이더들을 유혹하지 않을까 싶네요. 스트리트 밥의 형태와 감각은 확실히 젊고 확장성이 크다고 생각합니다. 볼드한 다른 크루저보다는 좀 더 경쾌한 느낌을 품고 싶다면 스트리트 밥이 제격이에요.

이름도 친근하잖아요? 스트리트 밥, 입에 잘 붙습니다. 할리데이비슨이 이름을 참 잘 지어요. 그냥 모델명 같은 숫자나 알파벳 조합이 아닌 진짜 이름 같잖아요? 더 친근하고 라이딩을 함께할 친구처럼 애정이 솟아나죠. 타고 나니 스트리트 밥이 더 친근해진 것도 다 그런 이유 아닐까요?  

지금까지 ‘더로드쇼’ 김종훈이었습니다.
다음에 또 만나요.

https://youtu.be/j3AqSrCFoA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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