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터사이클

오 놀라운 DCT, 2020 혼다 아프리카 트윈 어드벤처 스포츠

더로드쇼 2021. 3. 31. 2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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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드에서 제공한 시승차를 타고 작성한 글입니다.

 

안녕하세요, ‘더로드쇼’ 김종훈입니다. 

요즘 날이 좋죠. 슬그머니 봄이 왔습니다. 추위에 떨다가 따뜻해지니 그 온기가 반가운 요즘입니다. 

 

모터사이클 타는 라이더에겐 더욱 설레는 계절이죠. 겨우내 동네 한 바퀴 콧물 흘리며 돌다가 이제야 쾌적하게 탈 수 있으니까요. 막 두근거립니다.

 

 

3월을 맞아, 두 자리 수 기온을 맞아 모토캠핑에 나섰습니다. 아직 일교차가 있어 밤에는 좀 춥지만, 뭐 어떤가요. 방에서 웅크린 나날에 대한 보상으로 모터사이클 타고 캠핑에 가기로 했습니다. 라이딩도 하고 캠핑도 하는 일석이조 레저죠.

 

영상으로 보실 분은 링크로.

https://youtu.be/XAsCfKstmeo

 

 

원래는 작년에 구입한 알나인티 어반GS를 타고 가려고 했어요. 작년 하반기부터 열심히 탔거든요. 모캠도 한 번 가봐야지 하면서 준비했죠. 그랬는데 같이 가기로 한 지인이 혼다 크로스커브를 타고 간다고 해서 혼다 시승 모터사이클을 타기로 했습니다. 

 

 

그렇게 대면한 2020 아프리카 트윈 어드벤처 스포츠. 작년에 새로 바뀐 아프리카 트윈 형제.

2016년에 아프리카 트윈이 현대적으로 재탄생했죠. 1980년대 다카르 랠리의 전설, 뭐 이런 얘기를 들어본 적이 있을 겁니다. 듀얼 퍼퍼스 장르가 인기 끌면서 혼다도 과거의 유산을 건져 올려 내놓았죠. 앞 21인치, 뒤 18인치로 오프로드 주파에 강점을 두면서 DCT로 편의성도 확보했죠.

 

 

2016년에 나온 아프리카 트윈을 타보진 못했어요. 그때 내 라이딩 경력으로는 크고 무거운 모터사이클에 오를 엄두가 나지 않았죠. 그래도 인상은 확실히 남았습니다. 절대 잊을 수 없죠. 

 

 

전설의 귀환, 이런 거 몰랐어요. 다 떠나서 유라시아 횡단 때 동해에서 같은 일정으로 이스턴드림호를 탄 형님이 아프리카 트윈에 삼박스 달고 초등학생 아들 태워 같이 떠났거든요. SR400으로 떠난 나로서는 그 웅장한 모습에 놀랄 수밖에 없었죠. 모터사이클보다는 야마토 전함 같았어요. 짐까지 다 실은 모습은 어마어마했거든요.

 

 

그 형님은 무사히 유라시아 횡단을 마쳤어요. 러시아-몽골-중앙아시아 거쳐 유럽으로 가는 코스니 어지간한 오프로드는 다 달린 셈이죠. 그렇게 짐 실고 아들까지 태우고 무사히 횡단했다는 것만으로 아프리카 트윈의 인상이 좋을 수밖에 없죠. 제대로 만들었구나 싶었죠.

 

 

두 번째 인상은 몽골에서 구형 아프리카 트윈을 탔을 때였죠. SR400을 수리를 위해 맡기고 구형 아프리카 트윈과 스즈키 DR650을 타고 초원을 달렸죠. 잠깐 탔지만 구형은 묵직하고 편했어요. 시트고가 너무 높아서 울면서 탔다는 것만 빼고는요. 

공교롭게 구형과 신형을 유라시아 횡단 때 보고 타며 아프리카 트윈이 각인됐죠. 언젠가 신형도 타봐야지, 했죠.

 

 

그런 마음으로 신형 아프리카 트윈 어드벤처 스포츠를 바라봤습니다. 이제 그때와는 달리 라이딩 경험도 쌓였고, 여러 모터사이클을 시승하며 높은 시트고에 대처하는 법도 익혔죠. 그럼에도 이전 아프리카 트윈 어드벤처 스포츠는 높아도 너무 높았죠. 작년에 바뀌면서 시트고가 850-870mm로 기본 모델과 같아졌죠. 다행입니다. 850mm면 그럭저럭 탈 만하거든요.

 

 

시승차를 받고 처음에 당황했습니다. 클러치 레버가 잡을 수 없게 벌어져 있었거든요. 어, 이거 고장 난 건가? 시승차인데? 잠시 멍해졌죠. 그렇습니다. DCT라서 클러치 레버가 필요 없죠. 왼쪽 레버는 파킹 브레이크였습니다. 매번 잡던 게 사라지니, 아니 잡기 힘들게 벌어져 있으니 당황할 수밖에 없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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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CT를 제대로 타보는 건 처음이에요. 골드윙 아주 잠깐 타봤는데 그건 탄 거라 할 수 없는 정도라서. D에 놓고 그냥 스로틀만 조작하면 움직이는 것 자체가 무척 신기했습니다. 이질적이지 않을까 싶었는데 부드럽게 변속하며 모터사이클 타는 맛을 살리더라고요.

 

 

금세 적응했습니다. 적응이라기보다 DCT의 편리함에 익숙해졌죠. 처음에는 이질적이지 않을까 싶었는데, 웬걸 변속 타이밍이 기막힙니다. 솔직히 나보다 더 적절하게 변속하는 기분도 들어요. 특히 감속할 때 알맞게 단수 낮추며 속도를 줄이더라고요. 

 

 

덕분에 시내에서 아주 유용하더라고요. 시승차인데다 시트고도 낮지 않고 덩치도 꽤 크죠. 이런 모터사이클을 타고 가다 서다 하면 영 고역이거든요. 내 모터사이클 아니면 다 부담스럽긴 하죠 뭐. 아프리카 트윈 스포츠는 DCT 덕분에 부담이 한결 줄었습니다. 

 

 

시내를 벗어나 속도도 좀 올릴 땐, 처음에는 아쉬웠어요. 너무 연비 위주로 단수를 높이더라고요. 짜릿한 맛이 적었죠. 음, 이 단점은 큰데, 하면서 트집 잡으려고 하다가 S 모드를 발견했죠. S 모드로 놓고 스로틀을 비트니 꽤 스포티하게 달려줍니다. 

 

 

역시 DCT가 적절하게 회전수 높이며 변속하더라고요. 그러면서 부드럽기까지 해요. 허, 기술의 힘이란. 게다가 더 밀어붙이고 싶은 사람에겐 M인 매뉴얼 모드도 있죠. 아프리카 트윈 스포츠에 담긴 기술이 아쉬울 지점을 하나씩 제거합니다. 처음 겪으니 놀랄 만한 일이었죠.

 

 

이왕 탔으니 흙길도 좀 달려봤어요. 자잘한 돌들이 많은 길이었죠. 공도보다 흙길에서 DCT가 역량을 발휘했습니다. 기어 변속에 신경 쓸 필요가 없으니 차체 조종과 스로틀 조작에 더 집중할 수 있었어요. 혼다가 왜 아프리카 트윈에 DCT를 넣는지 알 거 같아요. 달리다 보니 험로 인생 최고속을 경신했죠. 긴 서스펜션 트래블이 편안하게 다 걸러내더라고요.

 

 

누구나 편하게 즐겨라, 라고 혼다가 다독이는 기분이에요. 고난이도 험로에선 때로 클러치 기술이 필요한 건 맞습니다. 하지만 모두 고난이도 험로에 가는 건 아니잖아요. 적당한 험로에서 시동이 꺼지지 않고 차체를 조종하는 데만 집중하면 한결 편하거든요. 고생도 즐거움이긴 하지만 몇 번 고생해 흙길과 멀어지는 것도 사실이니까요.

 

 

특히 밀리는 길과 험로에서 DCT는 놀라운 기술로 다가왔어요. 이건 혁명 아닌가 싶었죠. 모터사이클 제대로 타기 전에 왜 모터사이클은 자동차처럼 자동 변속기를 만들지 않을까 생각한 적이 있었죠. 혼다가 만들었네요. 잘 변속할까 싶었는데 웬걸 훌륭합니다.

 

 

2020년 신형은 개선한 DCT를 장착했다고 합니다. 이전 버전을 경험해보지 못해서 얼마나 좋아졌는지 모르겠지만 이 정도면 중급 이상 라이더의 실력은 구현한다고 생각해요. 똑똑하고 재빠릅니다. 아프리카 트윈 어드벤처 스포츠 타면서 DCT 매력에 푹 빠졌죠.

 

 

개선한 DCT 외에도 2020년 아프리카 트윈 어드벤처 스포츠는 대거 변했습니다. 기존 모델에서 아쉽던 점을 거의 다 개선했다고 할 정도예요. 

배기량을 1084cc로 올려서 이젠 세 자리 수 101마력을 뽑아냅니다. 6축 자이로 센서를 장착해 코너링 ABS와 코너링 라이트를 적용했죠. 전자제어 서스펜션으로 터치만으로 프리로드를 조정할 수 있죠. 터치 계기반도 기특합니다. 크루즈 컨트롤, 히팅 그립 등 꽉꽉 채웠죠.

없는 거 없이 다 채웠습니다. 어드벤처 모터사이클로서 구성이 좋아요. 가격이 전에 비해 올랐지만 옵션 생각하면 고마울 따름이죠. 

 

 

이런 구성으로 완성할 수 있다는 점이 혼다의 저력이 아닌가 싶어요. 준수한 가격에 준수한 제품. 장르별로 더 풍성한 대표 모델이 있지만, 그만큼 가격도 풍성하니까요. 고급진 질감만 포기하면 아쉬울 게 없는 구성이에요. 그 고급진 질감이 선택하는 데 결정적인 요소이기도 하지만요. 모터사이클은 필요보다는 취향 담는 레저니까요.

 

 

DCT의 영특함을 즐기다 보니 어느새 캠핑장에 왔습니다. 멀지 않은 가평 쪽으로 잡았습니다. 크로스커브를 위한 배려랄까요. 

 

 

텐트 치고 그 앞에 각각 모터사이클 세워놓으니 그림이 그럴듯합니다. 대단한 모험 축에도 못 끼지만, 모터사이클 타고 캠핑한다는 것만으로도 분위기가 좀 다르죠. 그런 기분 느끼려 모캠을 떠나는 거 아닌가요?

진지를 구축했으니 즐기는 일만 남았죠.

 

 

야외 고기!

 

 

그리고 불멍. 언제나 둘은 진리지만 모터사이클 타고 와서 더 진한 운치를 즐겼습니다.

 

 

이제 더 환상적인 날들이 올 테니 더 자주 떠나야겠습니다. 그래서 2주 후에는 내 어반 GS 타고 또 모캠을.

떠나세요. 탈 수 있을 때 타야 합니다. 

지금까지 ‘더로드쇼’ 김종훈이었습니다.
다음에 또 만나요. 

https://youtu.be/XAsCfKstmeo

*브랜드에서 제공한 시승차를 타고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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