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볼보와 PHEV의 궁합은 몇 점? 볼보 XC60 T8 인스크립션

더로드쇼 2020. 8. 7. 2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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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더로드쇼' 김종훈입니다.

 

오늘의 자동차는 볼보 XC60 T8 인스크립션입니다.

 

유튜브에 영상도 올렸습니다. 잘 보시고 구독해주시면 고맙겠습니다.

https://youtu.be/x32raCigioE

볼보는 모델명 뒤 알파벳으로 엔진을 표기합니다. D가 붙으면 디젤, T가 붙으면 가솔린이죠. 그 뒤 숫자는 출력 등급을 나타냅니다. 5보다는 6이 더 출력 좋죠.

그런 점에서 T8은 볼보의 가솔린에 높은 출력 모델을 뜻합니다. 하지만 하나 더 추가해야 합니다. T8은 가솔린 엔진에 전기 모터를 더한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로 높은 출력을 만들죠. 볼보에서 T8은 PHEV를 뜻합니다.

PHEV는 내연기관과 순수 전기차를 잇는 이상적인 형태예요. 30km 정도 전기로만 달릴 수 있고, 따로 충전기로 충전할 수도 있죠. 기존 내연기관처럼 사용할 수도 있고요. 순수 전기 주행거리가 짧긴 하지만, 일상 출퇴근 거리는 야무지게 챙길 수 있습니다. 그러면서 충전 스트레스에서 벗어날 수도 있고요.

하지만 국내에선 PHEV가 그다지 반응이 없어요. 유럽에선 어느 정도 호응을 얻고 있습니다. 내연기관과 전기를 쌍검처럼 쓰는 꽤 이상적 형태인데, 국내에선 가격이나 효율 면에서 잘 와닿지 않는 거죠. 그냥 주유소나 가든가, 아니면 충전소로만 가든가. PHEV 타려면 그냥 전기차로 가지 뭐, 하는 사람도 있을 겁니다. 

저도 사실 별반 다르지 않았어요. 개념은 이상적인데 현실적으로 유용할까? 하며 의구심이 들었죠. 효율을 따지기엔 아쉽고, 가격 생각하면 더 주저하게 되죠. 제대로 된 PHEV를 타보기 전에는 그랬습니다. PHEV인 BMW i8를 타보긴 했는데, i8은 조금 다른 개념이잖아요. 궁금하기도 했습니다. 정말로 이상적일까?

그래서 볼보 XC60 T8 인스크립션을 타고 멀리 가보기로 했습니다. 목적지는 강원도 강릉. 여름 휴가는 아니지만 휴가 기분 내며 출발했습니다. 비구름 낀 날씨가 아쉽긴 했어요. 하지만 오랜만에 바닷바람을 맡으러 갔습니다.

볼보 XC60는 예전에 타본 적 있어요. 그때도 강원도로 향했죠. 장거리를 차분하게 다녀오게끔 했어요. 자동차가 운전자의 기분을 좌우한다는 건 익히 알았어요. 보통 기분을 들뜨게 하죠. 볼보 XC60은 반대였어요. 지극히 차분했죠. 장거리를 운전하는 내내 가속페달을 끝까지 밟은 적이 별로 없었죠. 조금 달려볼까 하다가도 이내 긴장을 풀었죠. XC60이 풀게 했어요. 꽤 신선한 경험이었죠.

볼보가 안전을 중시한다는 건 너무 유명합니다. XC60을 타면서 새로운 경지로 안전을 강조한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안전 장치뿐 아니라 운전자의 마음을 안전 운전으로 이끈달까요. 느긋하게, 공간을 음미하면서 달리게 하죠. 그 흐름이 지루하지 않아요. 스스로 즐기게끔 인도하죠.

자극하지 않는 요소들로 공간을 잘 빚은 덕분이죠. 좀 비어 보이는가 싶지만, 공들인 오디오에서 나오는 풍성한 소리로 나머지로 채웠습니다. 시각과 청각의 조화랄까요. 그런 공간의 여유로움이 운전자를 느긋하게 운전하도록 합니다. 영리한 구성이에요. 성격을 드러내는 전략이고요.

XC60 T8도 그렇습니다. 같은 자동차니까요. 하지만 하나 더 중요한 요소를 더했습니다. 전기 모터와 배터리죠. PHEV이기에, 전기로만 갈 수 있다는 점이죠. 덕분에 지극히 조용합니다. 배터리가 있으면 초반에는 전기 모터로만 움직이거든요. 저속에선 전기 모터 돌아가는 소리만 들리죠. 원래 조용한데 더 조용합니다. 그러다가 출력이 더 필요해지면 엔진을 돌립니다. 그 둘이 전환하는 과정도 자연스러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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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시승을 통해 PHEV의 장점을 만끽했어요. 강원도로 가는 길이 밀렸거든요. 주말이었어요. 밀릴 수밖에 없었죠. 그럴 때 xc60의 실내는 무척 고요했습니다. 엔진이 돌지 않았거든요. 거기에 첨단운전자보조장치까지 켜면 손발이 편하기까지 하죠. 밀리는 길은 언제나 짜증을 유발합니다. 이번에는 달랐어요. 물론 안 밀리는 게 좋지만, 밀려도 안락했습니다. 지극히 조용한 공간이었으니까요. 그냥 XC60이 아닌 PHEV XC60이었기 때문이죠.

물론 배터리는 금세 바닥 납니다. XC60 T8은 전기 모터로만 33km를 달릴 수 있습니다. 일반 주행 모드(하이브리드 모드)로 놓고 달려도 점점 배터리가 줄어드는 게 보이죠. 고속도로를 한창 달리다 보니 엔진으로만 달리게 됐죠. 그럴 때면 온전히 가솔린 자동차답게 달리면 그뿐입니다.

그렇다면 이제 충전기를 꽂을 때까지 배터리를 쓰지 못하느냐 하면 아닙니다. 주행하면서 배터리를 충전할 수 있어요. 충전모드로 놓고 달리면 가솔린 자동차처럼 달리면서 배터리를 충전합니다. 브레이크 밟거나 타력 주행할 때 배터리가 점점 차오르죠. 생각보다 금세 충전돼요. 강릉 거의 다 와서 충전했는데 80% 이상 충전한 상태로 강릉 시내에 진입했습니다. 

시내에선 속도가 그리 나지 않잖아요? 그러니까 다시 전기 모터만 쓰면서 달리는 상황이 된 거죠. 번잡스러운 시내에서 다시 고요한 전기차처럼 탈 수 있습니다. 효율보다 정서적 안정감이 훨씬 커요. 시내에서 고요한 공간은 더욱 빛을 발하니까요. 효율도 더 좋고요. 전기차의 장점을 누리면서 충전 스트레스는 없는 PHEV의 매력을 정확하게 즐겼습니다.

타기 전에 PHEV는 양쪽 장점을 잘 조합한 효율이 핵심인 줄 알았어요. 하지만 효율보다 고급스러운 환경을 조성하더라고요. 패밀리카 기준에서 고급은 얼마나 더 안락하느냐, 하는 점이죠. PHEV는 그 부분을 극대화합니다. 공간의 질이 몇 단계 상승해요. 특히 볼보가 지향하는 방향성과 맞아떨어집니다. 그런 점에서 볼보와 PHEV는 궁합이 좋습니다. 브랜드의 매력을 증폭하는 요소로 기능하죠.

물론 PHEV는 효율을 떠나 친환경적이기도 하죠. 시내에서 주로 전기 모터로만 다닐 수 있는 만큼 도시 환경을 개선하는 데 도움이 되기도 합니다. 도시는 밀집돼 있으니까요. 도시에서 탄소 배출량을 줄일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입니다. 그러면서 장거리 달릴 때 걸릴 게 없죠. PHEV를 왜 전기차 시대로 넘어가는 과도기에서 이상적 모델로 말하는지 알겠더라고요. 예전에는 머리로는 이해했는데, 이제는 실제 몸으로 느꼈죠. 이렇게 작동하니 이런 효과가 있겠구나, 싶었죠. 

PHEV의 매력에 심취하면서 운전하다 보니 목적지에 도착했습니다. 숙소는 강릉 씨마크호텔에 잡았어요. 예전에 시승 행사로 와본 기억이 있어요. 강릉 경포해변의 분위기와는 사뭇 다른 곳이죠. 단정하고 차분합니다.  

무엇보다 백사장 바로 앞에 있는 호텔, 게다가 높아서 객실 뷰가 아주 좋습니다. 단지 방에서 바다만 바라보기 위해 밀리는 고속도로에서 네 시간 운전하고 올 만합니다. 실제로 그렇게만 보내기도 했고요. 휴식을 위해 왔거든요. 

한참 바라봤습니다. 바라보고 또 바라봐도 질리지 않더라고요. 해외여행은 못 가도 바다 너머를 상상할 수 있는 시간이었어요. 1년에 몇 번 안 되겠지만 이런 시간도 필요하니까요. 복잡하게 뒤섞인 머릿속을 정리하는 데는 역시 자연이 최고입니다. 횡단하면서 눈에 박힌 지평선, 수평선 같은 탁 트인 공간의 감흥을 오랜만에 즐겼어요.

이런 차분한 마음을 조성하는 데 볼보 XC60, 특히 PHEV가 일조했다고도 할 수 있죠. 오는 내내 편안한 감각을 유지해줬으니까요. 장거리 운전을 하면서 이렇게 편안하고 쾌적한 적은 오랜만이었어요. 

모든 PHEV가 같은 장점이 있지만, 볼보 PHEV는 조금 남다르다는 걸 알게 된 시간이기도 했습니다. 볼보 기술력이 다른 곳보다 뛰어나다는 뜻은 아닙니다. 볼보라는 브랜드가 내세우는 가치가 PHEV와 만나 증폭했기 때문이에요.

한 번 경험해보니 PHEV가 끌리네요. 단지 친환경이라는 대의명분보다는 자동차의 안락함을 극대화하는 요소라는 점에서 끌리는 '옵션'입니다. 볼보라서 더욱 효과적이겠죠. 

볼보는 이번에 R-디자인 PHEV도 내놓으면서 점유율을 높이려나 봅니다. 선택사양을 조정해서 가격을 꽤 낮췄어요. PHEV 모델이 다른 모델에 비해 시스템 출력도 높은 최상위 트림이긴 하지만, 가격에서 짐짓 머뭇거릴 수밖에 없었죠. 그 장벽을 낮춘 셈이죠. 볼보도 알겠죠. PHEV가 볼보와 궁합이 좋다는 걸 말이죠. 전기차 시대를 맞이하는 글로벌 전략이기도 하고요. 소비자 입장에선 선택지가 늘어나서 반가운 일일 겁니다.

 

볼보 PHEV 한 번 타보세요. 꽤 매력적으로 느껴질 겁니다.

 

지금까지 '더로드쇼' 김종훈이었습니다.

다음에 또 만나요. 

https://youtu.be/x32raCigio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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