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점점 더 높은 곳으로, 더 뉴 벤츠 GLC 300 4매틱

더로드쇼 2020. 5. 17. 1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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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더로드쇼] 김종훈입니다. 

 

오늘의 자동차는 메르세데스-벤츠 더 뉴 GLC 300 4매틱입니다. 2016년 이름 바꿔 나온 GLC의 부분 변경 모델이죠.

 

오래 타진 못했지만 그 안에서 신형 GLC의 면면을 볼 수 있었습니다. 수입 프리미엄 중형 SUV 시장에서 GLC의 인기는 상당하죠. 언제나 벤츠의 인기야 높았지만 요즘 더욱 그 인기를 실감합니다. 신형 GLC를 보면, 앞으로도 그 흐름은 크게 흔들리지 않을 거라 생각합니다.

 

GLC는 GLK 때부터 좋아했어요. 각진 GLK는 고급스런 SUV로서 자기만의 개성이 또렷했으니까요. 아직도 GLK가 길에서 보이면 새삼 잘생겼다고 생각합니다. 나름대로 각이 살아있어서 좋아했어요. 말쑥한 도심형 SUV지만 은근히 오프로드 실력도 출중했습니다. 요란하게 뽐내진 않지만 오랜 시간 고유한 매력을 유지했죠.

 

신형으로 바뀌고 나서는 열에 아홉 호평하는 생김새로 바뀌었어요. 어느새 꽤 시간이 지났네요. 처음 GLC를 봤을 때 매끈한 형태에 여럿 감탄했죠. 그 당시 메르세데스-벤츠의 디자인은 모두 홀려 바라보게 했습니다. '젊어진 벤츠.' 이 절대 명제를 완수하면서도 우아함을 유지하는 형태로 진화했으니까요.

 

부분 변경 GLC는 외관이 크게 변하진 않았어요. 새로운 느낌이 물씬 풍기거나 하진 않아요. 물론 그렇다고 아예 안 바뀐 건 아닙니다.

 

우선 눈매가 바뀌었죠. '벤츠 회춘 프로젝트' 이후 새로 다듬어가는 패밀리 룩으로 맞췄습니다. 예전 디자인이 매끈하면서 화려했다면 이젠 화려함을 조금 누르고 단정하게 끝을 다듬어가는 식으로 변화했죠. 전기차 디자인처럼 면을 중시하는 디자인입니다.

 

눈매가 좀 착해졌어요. 디지털 그래픽처럼 단순해 보이기도 하고요. 헤드램프를 위아래로 감싸는 방식으로 주간주행등을 디자인해 눈매가 더욱 똘망똘망해졌죠.

 

벤츠 디자인을 점점 AMG GT의 매끈한 물성을 살리는 방식으로 바꿀 거라는 얘기를 들은 적이 있어요. 해외 출장 때 디자이너에게 들은 듯해요. CLS 전면부를 보면 AMG GT가 연상되잖아요. 샤크 노즈처럼 위에서 아래로 갈수록 들어가는 형태가 명확하진 않아도 눈매는 확실히 끝을 다듬었어요. 그 효과로 면이 더욱 매끈해졌죠. 이런 변화는 전 라인업에 적용됐고, 이번 부분 변경 GLC에서도 발견할 수 있습니다.

 

너무 휙휙 바뀌지 않으면서도 조금 다른 인상을 줄 수 있어요. 전 이런 변화를 좋아합니다. 디자인에서부터 브랜드 정체성은 드러나니까요. 변한 듯 안 변한 듯하면서도 몇 세대 보면 꽤 변한, 그런 방식으로 디자인을 대하는 자세가 좋습니다. 그래야 유산이 생기는 거니까요. 자주 전 세대와 결별하는 디자인을 택하는 방식은 충격 요범으로는 효과가 있겠지만 브랜드 충성도 면에서 좋아 보이진 않죠.

 

그럼에도 가장 큰 변화라면 전면부 하단을 들 수 있습니다. 성격이 보다 분명해졌달까요. 이번에 GLC와 GLC 쿠페가 같이 출시했어요. 그러면서 같이 놓고 디자인을 비교해볼 수 있었죠. GLC는 보다 SUV의 다부진 성격을, GLC 쿠페는 역동성을 강조했어요.

 

둘 다 하단 디자인으로 다른 느낌을 부각했어요. GLC는 하단 양쪽 공기 흡입구를 줄이고 스키드 플레이트를 연장해 두툼하게 달았어요. 반면 GLC 쿠페는 공기 흡입구를 더욱 크게 확장했죠. 기능보다는 디자인 요소지만 각 모델을 봤을 때 감흥이 확연하게 다릅니다.

 

요즘 SUV가 더욱 도심형으로 매끈하게 나오잖아요. SUV 특유의 거친 느낌은 거세되고 너나 할 거 없이 말쑥하죠. 야생에서 도시로 서식지가 바뀌긴 했지만 다들 비슷해지니 아쉽긴 합니다.

 

그런 점에서 (단지 디자인 요소일 뿐이더라도) GLC의 이런 변화가 마음에 듭니다. 앞으로 나올 GLB는 더욱 그 성격을 강조했어요. 이렇게 도심에서 주로 타더라도 성격이 분명해지는 방향성이 반갑습니다. 이제는 몇몇 특정 모델 빼고는 다 도심형이잖아요. 그 안에서 개성이 돋보일수록 차별점이 생기는 거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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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LC는 외관보다 실내 변화가 커요. 실내 디자인이 전면적으로 바뀌었다기보다는 실내를 달라 보이게 하는 디지털 기술을 요소요소 적용했죠. 디지털 계기반이라든가 가로로 더 길어진 센터페시아 디스플레이라든가 하는 것들이 인상을 새롭게 합니다. 디스플레이의 그래픽도 더 정교해졌고요. 벤츠가 꾸준히 집중하는 미래 기술인 MBUX 음성 인식 기능이나 진일보한 내비게이션도 신차 느낌을 배가하죠.

 

벤츠 내비게이션은 따로 말할 만해요. 그동안 수입, 특히 독일 브랜드 내비게이션은 계륵 같은 존재였죠. GLC에 적용한 내비게이션을 보니 그래픽 면에서 국내에서 쓸 만해졌어요. 물론 다른 브랜드도 예전보다 국내에서 쓰기 편해지고 발전하긴 했죠. 하지만 깔끔하고 똘똘한 국내 내비게이션에 비하면 여전히 어색하긴 하죠. 벤츠는 그 차이를 더욱 좁혔습니다.

 

오래 사용하지 않아서 얼마나 편하고 직관적인지 자세히 경험해보진 않았지만 그래픽에서 이질감이 확, 줄었어요. 여전히 휴대폰 내비게이션이 쓰기 편하긴 합니다. 무선으로 애플카플레이나 안드레이드오토를 연결할 수도 있어 더 말끔해졌죠. 그럼에도 매립된 순정만큼 일체감이 있진 않으니까요.

 

GLC의 거동은 겉은 부드럽고 속은 탄탄해요. 요즘 프리미엄 독일 브랜드 하체의 특징이죠. 예전에는 겉과 속 모두 탄탄했다면 이제는 겉을 부드럽게 하면서도 예전의 탄탄함을 살렸죠. 그만큼 서스펜션이 성숙해지고 발전했다고 할 수 있습니다. 

 

물론 각 브랜드마다, 차급마다, 차종마다 그 비율에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죠. 그 차이가 또 브랜드 성격과 기술을 드러내기도 하고요. 최근 기술력이 상향평준화하면서 시승하면서 판단하기 어려워진 점이기도 합니다. 그럼에도 그 안에서 성숙도의 깊이는 다를 겁니다. 제원처럼 써놓을 순 없어도, 분명 존재하긴 하죠.

 

GLC는 그 비율이 좋습니다. SUV답게 약간 여유를 두면서도, 어느 정도 이상 선을 넘지 않습니다. 부드러운 영역 아래 탄탄한 코어가 굳건하다는 걸 느낄 수 있죠. 해서 엔진 회전수 높여 박력 있게 달려도 맛이 살아요. 젊어진 벤츠답게 달릴 때 감각이 제법 짜릿하기도 합니다. 시승한 모델이 가솔린 엔진을 품었기도 하고요.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진 6.2초 걸리니 쾌적함을 넘어서 짜릿함에도 한 발 정도 걸칠 수 있으니까요.

 

소음과 진동을 잘 잡은 점도 인상적이에요. SUV 특성 상 풍절음이 생길 수밖에 없어요. 잠수한 것처럼 조용하진 않아도 신경 쓰이진 않습니다. 특히 아래에서 올라오는 노면 소음을 잘 걸러냈어요. 덕분에 느긋하게 달릴 때 엉덩이를 톡톡, 건드리는 아늑한 주행 질감을 음미하기에 좋죠.

 

GLC는 두 가지 트림으로 나뉩니다. 스탠다드와 프리미엄이에요. 둘의 가장 큰 차이는 첨단운전자보조장치가 있느냐 없느냐 하는 점이에요. 스탠다드를 타서 그 기능을 쓰진 못했어요. 아마 사람들이 산다면 프리미엄 트림을 많이 사겠죠. 하지만 그만큼 가격이 올라갑니다.

 

GLC 가격이 이렇게 올랐는지 미처 몰랐네요. 프리미엄이 7,950만원이에요. GLC 쿠페 프리미엄 트림은 8,300만원이고요. 예전 GLK 가격과 비교하면 심리적 거리감이 생길 수밖에 없죠. 이렇게 또 벤츠가 저에게서 점점 멀어지네요.

 

GLC를 타는 내내 아쉬움은 크게 보이지 않았어요. 부분 변경으로 다시 만난 GLC는 외관 느낌을 더욱 깔끔하게 매만지고, 디지털 기술로 실내를 쇄신했습니다. 전체적으로 더 말끔해졌죠. 안팎이 고급스러운 건 여전하고요. 간결해진 안팎 인상이 담백한 주행질감과 만나 기분 좋게 시승할 수 있었습니다. 언제나 그렇죠. 차가 아쉽나요, 돈이 아쉬울 뿐이죠.

 

유튜브 [더로드쇼] 채널에 영상도 올렸습니다.

보시고 채널 구독 부탁드립니다.

https://youtu.be/lc8WJL05onE

지금까지 [더로드쇼] 김종훈이었습니다.

다음에 또 만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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