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프리미엄 해치백의 새로운 제안, BMW 118d M 스포트

더로드쇼 2020. 4. 17. 2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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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더로드쇼] 김종훈입니다. 

 

요즘 큰 SUV만 얘기했는데 오랜만에 작은 자동차를 타봤습니다. BMW 118d M 스포트 모델입니다. 

 

작은 차 좋아하는 제겐 타기 전부터 기대할 수밖에 없죠. 게다가 가격 생각하면 품에 들어올 가능성도 높아지니까요. 그냥 보는 것과 손에 넣을 걸 가정하고 보는 건 확실히 감흥이 달라지죠.

 

BMW 1시리즈는 전부터 좋아하던 모델이었어요. 중형보다 소형을, 세단보다 해치백을 선호하는 취향이기에 즐겁게 탈 후보 중 하나였죠. 

 

이 장르의 터줏대감은 폭스바겐 골프죠. 인정합니다. 그럼에도 독일 프리미엄 브랜드의 해치백이라는 조건은 혹할 만하죠. 2012년쯤으로 기억하네요. BMW의 1시리즈가 2세대로, 메르세데스-벤츠의 A클래스가 3세대로 변경됐죠. 비슷한 시기에 새 단장하고 나온 두 모델을 비교하는 재미가 있었죠.

 

그때 BMW 1시리즈는 다른 브랜드 해치백과는 명확한 특성이 있었죠. 뒷바퀴굴림이었죠. 다른 무엇보다 이 차이가 1시리즈를 달리 보이게 했어요. 작은 차체인데다가 뒷바퀴굴림으로 출력을 전달하기에 타는 재미가 있었죠. 등을 쑥, 밀어주면서 달려나가는 느낌이 제법 짜릿했습니다. 

 

차체 비율도 스포츠카처럼 그럴듯했어요. 롱 노즈 쇼트 데크, 즉 앞이 길고 뒤가 짧아 옆에서 보면 확연히 타 모델과는 차별성이 있었죠. 실내 공간에선 손해를 봤지만, 어차피 작으니 크게 신경 쓰이지도 않았습니다. 선배가 1시리즈를 타고 다녔는데 나중에 중고로 그 차를 살 뻔했어요. 그만큼 계속 잔상으로 남았죠. 걸출한 해치백 모델이 다 그렇긴 했지만 말이죠. 

 

어느덧 시간이 흘러 또 다음 세대가 나왔습니다. BMW 1시리즈는 3세대가 됐죠. 가장 중요한 특징인 뒷바퀴굴림을 버렸습니다. BMW 전륜구동 플랫폼으로 나왔죠. 3세대 미니를 통해 선보인 플랫폼입니다. 그 이후로 X1, X2도 같은 프랫폼으로 내놨습니다. 

 

유일한 후륜구동 해치백이라는 특장점을 버리면서 편의성을 얻었습니다. 무엇보다 실내 공간을 확보했죠. 보다 짜릿한 후륜구동의 맛을 버려서 아쉽긴 했지만, 사실 달리는 재미는 크게 걱정하지 않았어요. BMW잖아요. 미니를 통해 전륜구동에서 운전 재미를 뽑아내는 솜씨를 증명했으니까요. 

 

자동차의 변화는 더하고 빼는 과정이 필수죠. 정반합을 통해 더 나은 지점으로 나아갑니다. 신차는, 이런저런 말이 많아도, 결국 지난 시간만큼 더 좋은 방향으로 바뀝니다. 3세대 1시리즈도 당연히 그럴 거라고 생각했죠. 중요한 건 그 변화의 방향성이죠. 어떤 부분을 더하면서 뭘 보여주고 싶었을까. 이번 118d M 스포츠 모델을 시승하면서 그 점을 주목했어요.

 

118d M 스포츠 모델은 M 패키지가 적용된 모델입니다. 보통 전 무슨무슨 패키지에 크게 신경 쓰지 않아요. 기본형을 좋아하죠. 이것저것 붙은 것도, 솔직히 좋은지 잘 모르겠고요. 하지만 118d에 적용된 M 패키지는 눈길이 가더라고요.

 

소형 해치백이기에 다소 심심한 구석이 있으니까요. 특히 이번 BMW 1시리즈 디자인이 눈을 확 사로잡지 않는 이유가 컸을 거예요. 예전처럼 차체 비율이 남다르지도 않고요. 커진 키드니 그릴과 앞에서부터 옆으로 걸친 헤드라이트만으로 시선을 잡아끌긴 힘들죠.

 

하지만 M 패키지를 적용하니 완성된 듯한 느낌이에요. 크기에 비해 강조한 헤드램프와 그릴과 하단의 우락부락한 그래픽이 어울리죠. 약간 짐카나 경주를 위해 튜닝한 자동차처럼 보여요. M 패키지 자체가 파츠 튜닝이니 당연한 결과겠죠. 해치백의 쾌활한 느낌을 잘 드러냅니다. 

 

M 패키지를 더하니 이제야 제대로 디자인한 느낌이에요. 하단 에어커튼 같은 추임새가 없으면 무척 밋밋하죠. 전체적인 비례도 맞지 않고요. M 패키지 덕분에 씨익, 하고 웃는 듯한 악동 이미지를 연출합니다. 그만큼 재밌게 달릴 거라는 캐릭터를 디자인에서 보여주죠. BMW의 헤드램프와 그릴 디자인과도 어울리고요. 이렇게 차이가 큽니다.

 

옆면도 사이드 스커트 덕분에 꽉 찬 느낌을 주고요. 뒷면 에어커튼과 디퓨저도 아랫쪽에 시선을 붙들어놓아 밋밋한 느낌을 걷어내죠. M 패키지가 없다면 많이 심심할 수밖에 없습니다. 이번 3세대 1시리즈가 특히 그렇더라고요. 어쩔 수 없이 높은 곳을 바라보게 되네요. M 스포츠 모델 가격이 좀 높긴 하죠.

 

실내도 M 스포츠 모델만의 요소가 가득합니다. 어떻게 보면 변화의 폭은 외관보다 실내가 더 극적입니다. M 로고가 박힌 도어실드가드에서부터, 스티어링 휠의 M 로고를 지나 M 스포츠 시트로 마무리하죠. 무엇보다 이 시트가 실내 분위기를 좌우합니다. 외관에서 연출한 쾌활함이 시트 디자인은 물론, 앉은 자세까지 이어지죠.

 

M 스포츠 시트는 스포티하면서도 고급스러워요. 버킷 시트 자체가 주는 시각적 이미지에 알칸타라로 고급스러움을 씌웠죠. 시트 중심부는 직물로 처리해 착좌감을 높이고, 나머지는 촉감 좋은 알칸타라가 책임지죠. 시트 형상도 형상이지만 알칸타라 재질이 몸을 착 잡아줍니다. 승용의 영역에서 오버 스펙 같긴 하지만, 이 또한 감성을 자극하는 아이템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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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내 레이아웃은 새로 바뀐 BMW 인테리어를 따릅니다. 대신 1시리즈인 만큼 크기가 작아요. 그래서 옹색하냐? 이렇게 묻는다면 아니라고 답할 수 있습니다. 답답하지 않아요. 차체 크기와 실내 공간이 있기에 오밀조밀 잘 짜였어요. 

 

디지털 계기반과 센터페시아 디스플레이가 작긴 하지만 해상도가 또렷하죠. 주행 모드에 따라 디지털 계기반 그래픽이 달라져요. 이젠 흔한 기능이지만 해상도가 또렷해 보는 맛이 있습니다. 센터페시아 모니터 역시 그래픽이 다채로워 기능을 사용할 때마다 흐뭇해집니다. 센터페시아 모니터는 터치가 되고, 스마트폰을 연결해서 티맵을 사용할 수도 있죠.

 

디지털 기술을 통해 실내를 새롭게 하는 방식은 전 브랜드 공통 관심사입니다. BMW는 아예 새로운 레이아웃을 도입하기보다는 기존 레이아웃에서 디지털로 변환하는 방법을 택했죠. 전부터 봐온 느낌을 유지하면서, 하나하나 보면 또 새롭습니다. BMW 인테리어의 방식입니다. 이제 한 차례 변화가 끝난 지점이라서 완성도가 높습니다. 1시리즈라고 해서 크게 다를 건 없죠.

 

뒷자리는 상상하는 그대로 크기입니다. 아무리 실내 공간을 확보했다고 해도 물리적 한계는 명확하니까요. 그래도 뒷문도 있고, 못 앉을 크기도 아니니 필요에 따라 유용할 거예요. 언제나 4명을 꽉꽉 태울 사람이 살 차는 아니니까요. 그런 사람이라면 더 큰 자동차를 후보군에 올릴 테죠. 운전석과 동승석만 고려하는 저 같은 사람에게는 뒷문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유용하죠.

 

트렁크 역시 그런 관점에서 유용합니다. 여기서 뭐가 더 넓네 좁네 할 만한 수준은 아니죠. 그래도 조촐하게 장 보고 넣을 만큼은 확보했습니다. 해치백이니 시트만 접으면 광활한 트렁크 공간이 나오니까요. 그런 점에서 해치백을 사랑합니다. 작은데 실용성이 충분하니까요. 둘이 탄다면 장비 꽉 채운 오토캠핑도 어렵지 않습니다.

 

처음 가속페달을 밟았을 때 사뭇 놀랐어요. 꽤 경쾌하고 민첩하게 나가더라고요. 제원 상 수치를 보면, 사실 두근두근거리는 영역은 아니에요. 쾌적하겠네, 정도로 받아들일 수준이죠. 그런데 체감은 보다 더 민첩합니다. 특히 저속에서 밀어붙일 때 제법 짜릿해요. 물론 예전 2세대 뒷바퀴굴림의 감각은 사라졌습니다. 당연한 얘기죠. 그래서 아쉽냐고 한다면, 당연히 아쉽지만, 앞바퀴굴림으로 바뀌면서 얻는 편리를 생각해보면 쉽게 잊을 만합니다.

 

그럼에도 달리는 즐거움을 살려놓았어요. 뒷바퀴굴림만 절대적으로 재밌는 건 아니니까요. 그 감각을 즐기는 사람에겐 차이가 크겠지만, 앞바퀴굴림이라도 소형 해치백이라는 형태에 담긴 주행 재미가 있으니까요. 미니 쿠퍼를 매만지며 습득한 데이터를 무시할 수 없죠.

 

118d M 스포트는 경쾌하면서 진득합니다. 샤샤샥, 하면서 도로를 오가면 속도와는 상관 없이 즐겁습니다. 고속에만 치중해서 바짝 조여놓지도 않았어요. 승차감을 고려하며 적당히 풀어놓았는데도 쫄깃하게 달립니다.

 

특히 주행 모드를 바꿔가며 타는 재미가 있어요. 컴포트 모드에선 은근히 고급스러운 맛을 내요. 이 지점이 신선했어요. 아무래도 엔트리 모델이기에 포기할 건 포기하잖아요. 118d M 스포트는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요철을 넘을 때 발랄하기만 하지 않고 지긋하게 누를 줄 알더라고요. 보통 소형 해치백은 통통 튀는 느낌을 재미로 받아들이잖아요. 승차감이 얕긴 해도 그게 또 장르의 재미로 즐길 수 있으니까요. 118d M 스포트는 최대한 얇은 느낌을 채우려고 노력했어요. 의외로 컴포트 모드로 천천히 달릴 때 세단의 감각도 연출합니다. 

 

속도를 내야 할 땐 스포츠 모드가 또 입맛대로 바뀝니다. 회전수를 올려 놓고 빠르게 출력을 뽑아쓰죠. 그만큼 서스펜션도 더 팽팽해지고요. 그 변화가 또렷해서 주행 모드를 자주 바꿔서 운전하게 해요. 시내에선 컴포트, 고속도로에선 스포츠로 놓고 달리는 재미가 있죠.

 

이런 점이 118d M 스포트를 프리미엄 해치백으로 느껴지게 합니다. 상황에 맞춰 알맞은 주행 질감을 끌어냅니다. 저속에선 포용력이 넓고, 고속에서 안정감 있어요. 양쪽을 모두 고려하며 다양한 결을 품습니다. 물론 소형 해치백 기준이겠죠. 하지만 이 결이 다양하다는 점에서 고급스러움을 느끼게 합니다. 실내에 씌운 가죽량만으로 말할 수 없는 부분이죠.

 

디젤에, 소형인데도 소음과 진동에 신경 쓴 점도 같은 맥락이겠죠. 조용해요. 디젤 엔진인지 계기반 레드존 숫자를 보고서야 알 수 있을 정도예요. 주의 깊게 살펴보지 않으면 모를 수준까지 올랐습니다. 저속에서 조용한 와중에 요철을 퉁, 하고 넘을 때 소형 해치백이 이렇게 고급스러울 수 있어? 하면 놀랄지 모릅니다. 무엇보다 이 점이 신형 118d M 스포트를 타보고 느낀 가장 인상적인 점이었어요. 

 

소형 해치백다우면서도 고급스러운 지점을 놓치지 않았다는 점. 프리미엄 브랜드가 내놓은 소형 자동차라면 고심해야 할 지점일 겁니다. BMW는 118d M 스포트를 선보이며 그 둘을 잘 조율했어요. 안팎으로 치장한 M 패키지는 경쾌한 감흥을 잘 살리고, 주행 감각과 질감으로 고급스러움도 확보했죠. 

 

하지만 이 모든 걸 품으로면 가격이 좀 높아지죠. 하위 트림 1시리즈 모델은 이런 감흥까지 느끼긴 힘들 거예요. 이 지점에서 또 고민이 시작되겠죠. 언제나 그렇습니다. 만족스러우면 가격이 고민이고, 가격이 적당하면 다른 부분이 어른거리죠. 그 벽을 넘는 사람만이 118d M 스포트에 다가갈 수 있습니다.

 

유튜브 [더로드쇼] 채널에 영상도 올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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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youtu.be/MdnkBJdqoMA

지금까지 [더로드쇼] 김종훈이었습니다.

다음에 또 만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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