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시승기] 다재다능, BMW X4 M40i

더로드쇼 2024. 6. 17. 10:00
반응형

안녕하세요.
오늘은 BMW X4 M40i 시승한 얘기입니다.

다재다능(多才多能). X4 M40i를 칭하는 가장 적절한 말이 아닐까 해요. 자동차가 줄 수 있는 면모를 다양하게 품은 모델이거든요. X4 M40i는 알다시피 X3를 기반으로 만든 SAC입니다. BMW는 SUV를 SAV라고 따로 부르죠. 그냥 SUV가 아닌 역동성을 품은 SUV로서, 스포츠 액티비티 비히클, 즉 SAV라고 칭합니다. 그 SAV의 쿠페형이라 SAC(스포츠 액티비티 쿠페)죠. BMW다운 역동성을 품은 쿠페형 SUV. BMW가 만들면 SUV도 다르다는 걸 강조합니다.

X3가 어떤 모델인가요? BMW SAV의 스테디셀러죠. X3는 성능이면 성능, 공간이면 공간, 육각형 능력치를 뽐내죠. 긴 세월 꾸준히 인기를 얻은 스테디셀러 칭호를 얻은 이유가 있으니까요. 그 X3에 쿠페 형태라는 심미적 요소까지 더한 모델이 X4입니다. 혹하는 면모가 하나 더 늘었죠. 하나가 끝이 아닙니다. 뒤에 붙은 M40i를 주목해야 하죠. 

X4 M40i는 일반 X4와 X4M 사이에서 각자의 장점을 결합한 모델입니다. 6기통 가솔린 터보 엔진을 품어 일반 X4보다 훨씬 풍성한 성능까지 품었죠. 쿠페라는 스타일에, 쿠페다운 짜릿한 성능까지 더한 셈입니다. X3가 육각형 능력치라면, X4 M40i는 팔각형 능력치라고 할 수 있죠. 앞서 말한 다재다능이란 단어가 딱 맞아떨어지잖아요. 자동차로 즐길 수 있는 거의 모든 게 담겼죠.

외관은 BMW SAC답게 굵은 선이 돋보입니다. 수직으로 세운 키드니 그릴은 대문처럼 당당하죠. 좌우로 확장한 헤드램프는 차체를 더욱 크게 보이게 합니다. 측면 상단의 캐릭터 라인은 굵고 깊게 패여 있습니다. 기교보다 강직한 한 획이 주는 힘을 드러내죠. 잔기교보다 굵은 선을 통해 다부진 인상을 드러냅니다. BMW의 역동성은 디자인에도 반영됐죠.

거기에 SAC다운 실루엣을 얹었습니다. 기본적으로 전고가 낮고 뒤로 갈수록 낮아지는 형태예요. 다르게 보면 뒤에서부터 앞으로 확장하며 돌진하는 느낌도 전합니다. 맹수가 웅크렸다가 단숨에 발진하는 듯한 폭발적인 역동성이랄까요. 전면 인상이 강렬한 BMW SAC이기에 그 감흥이 더욱 도드라집니다. BMW는 쿠페의 심미성도 역동성으로 드러내네요.

운전석에 앉으면 일반적인 SUV와는 다른 감각을 느낄 수 있습니다. 보통 쿠페형 SUV라고 해도 뒤만 낮춘 경우가 많아요. 공간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라지만, 왠지 아쉽습니다. 운전석에 앉으면 차별성이 별로 없으니까요. 하지만 BMW SAC는 외관의 스포티한 형태가 실내에서도 느껴집니다. A필러는 더 가파르게 누었고, 지붕은 더 낮죠. 시트고 역시 지면과 더 가깝게 내려갑니다. 운전할 때 SAC만의 스포티한 감각을 전한다는 뜻이죠. 

덕분에 쿠페 형태를 더한 외관이 운전할 때도 연상됩니다. 외관과 실내가 연결되는 감각을 선사하죠. 일체감이에요. 그럴수록 운전할 때 감흥이 더 커집니다. 자신이 어떤 자동차를 타고 있는지 은연중에 알게 하죠. 특별한 자동차일수록 그 감각은 중요한 요소입니다. 운전할 때마다 기분이 고조되죠. 그냥 자동차가 아닌, 조금 다른 모델을 타고 있다는 뿌듯함. 일부러 SAC를 골랐는데 티가 나야죠. 그 기분을 누려야 합니다. X4 M40i는 누리게 합니다.

진짜 감흥은 달리기 시작하면 차오르죠. M40i인 만큼 서스펜션은 탄탄한 느낌을 강조합니다. 물론 주행모드를 컴포트로 놓으면 안락함을 지향해요. 차체 움직임을 적당히 허용해 SUV의 느긋한 맛을 느끼게 하죠. 그럼에도 하체 깊숙한 곳에선 난 좀 달라, 하는 탄탄함을 드러냅니다. 적당한 긴장감을 조성하죠. 고성능이 바탕에 깔린 M40i니까요. 

일반 모델과 확실한 차이는 스포츠모드로 바꿨을 때입니다. 보통 BMW 모델이 컴포트모드와 스포츠모드에서 차이가 있긴 해요. 하지만 M40i는 훨씬 극적이죠. 가히 변신 같은, 싹 정색하고 돌변합니다. M다운 맛이 확 살아나요. 완전히 다른 차가 되죠. 엔진이 내는 포효의 데시벨이 달라집니다. 시종일관 으르렁거리며 가속페달을 밟으라고 종용하죠. 

기어 단수를 낮게 유지해 엔진 회전수를 높인 채로 끊임없이 자극하죠. 소리는 더욱 증폭되고, 출력은 봉인을 해제한 상태입니다. 브레이크만 밟아도 기어 단수를 내리면서 레브 매칭을 하니까요. 그러다가 가속페달을 밟아 엔진 회전수를 높인 후 변속하면 소닉붐처럼 머플러에서 펑, 하는 팡파레를 울려줍니다. 그 일련의 과정이 운전자를 자극해 미소 짓게 하죠. 일반 모델에선 느끼기 힘든 극적인 감각들이 즐비합니다.

그렇다고 등줄기가 서늘할 정도의 하드코어 감각은 아닙니다. 이 점이 M 모델과 M40i의 차이죠. 고성능을 충분히 즐기게 하면서도 일상의 영역을 유지합니다. 스티어링 휠이 무거워지고, 하체를 탄탄하게 조여도 어느 선까지만 다다르죠. 그 선을 넘어 끝까지 나아가는 건 M 모델에 맡겼습니다. 어떻게 보면 대중적인 고성능이라고 해야 할까요. 

그만큼 X4 M40i가 담당하는 영역이 넓다고 할 수 있습니다. 컴포트모드로 놓으면 안락하게 운전자를 품죠. 그러다가 스포츠모드로 놓으면 송곳니 드러내며 흉포하게 달릴 줄 아는 스포츠카로 돌변합니다. 그 변화 폭이 극적이라 두 대를 소유한 기분이에요. 상황에 따라, 기분에 따라 버튼 하나로 변신시킬 수 있습니다.

역시 다재다능이란 말이 어울립니다. 기막힌 변신술까지 선보이잖아요. 이 정도면 SUV라는 형태에서 기대하는 수많은 취향을 모두 반영했다고 할 수 있죠. 원하는 게 많을수록 X4 M40i는 그 필요를 충족시켜 줄 수 있습니다. 그냥 X4가 아닌 X4 M40i이기에 가능한 일이에요. BMW가 기본 모델과 M 모델 사이에 M 퍼포먼스 모델을 놓은 이유이기도 하죠. 전략 모델답게 능력치가 출중합니다. 물론 가격도 그만큼 올라가지만.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