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혁신보다 성숙, 폭스바겐 8세대 골프

더로드쇼 2022. 1. 30. 1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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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더로드쇼'입니다.

 

오늘의 자동차는 폭스바겐 8세대 골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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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youtu.be/9HeRiFJ18nQ

어느새 골프가 8세대로 거듭났네요. 오랫동안 기다렸습니다. 골프 없는 폭스바겐은 아무래도 뭔가 허전하죠. 티구안이 더 좋아지고 티록이라는 신모델이 나왔지만, 골프의 부재는 확연히 느껴졌습니다. 아직 완전체는 아니다, 이런 인상이 있었죠. 8세대 골프가 등장하니 그 인상이 옅어졌습니다. 이제야 폭스바겐이 완전체가 된 기분이에요.

 

8세대 골프를 처음 봤을 때 외관 느낌은 7세대에서 크게 변하진 않았어요. 7세대가 추구한 각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몇몇 부분을 새롭게 한 느낌입니다. 티구안이 부분 변경으로 인상을 더욱 세밀하게 다듬은 것과 비슷한 변화네요. 크기도 비슷해요. 세대 변경하면서 전 세대와 크기가 비슷한 경우는 드문데, 골프는 과감하게 유지했네요. 해치백다운 민첩한 거동을 살려야 한다는 의지가 느껴집니다.

 

확연하게 바뀌진 않았지만 확실히 신모델이구나 싶은 부분이 있습니다. LED 라이트를 활용해 전면에 가로선을 그은 점이죠. 앞으로 폭스바겐 라인업으로 확장할 디자인 요소인 듯해요. 미래적 느낌을 강조하는 디자인이기도 하죠. 이 가로 LED 라이트는 홈을 파서 눈매를 날렵하게 한 헤드램프와 이어집니다. 전면 인상을 좌우하는 결정적 부분이죠. 한 선처럼 아주 깔끔하게 연결되진 않아서 아쉽지만, 미래 지향 골프의 이미지를 형성합니다.

 

그 외에는 외관 변화가 눈에 띄진 않습니다. 리어램프도 헤드램프와 비슷하게 격자 모양으로 바뀐 점 정도랄까요. 대신 이런 세세한 변화가 전체 인상을 보다 날렵하게 하는 데 일조합니다. 7세대가 각을 살렸지만 좀 딱딱해 보였다면 8세대는 훨씬 선에 활기가 느껴진달까요? 덕분에 전체적으로 군살을 뺀 시각적 효과도 주네요.

 

변화 폭이 큰 지점은 실내입니다. 요새 자동차 인테리어 트렌드인 디지털 디스플레이로 대시보드를 깔끔하게 채우는 느낌을 주려고 노력했어요. 물론 고급 모델처럼 12.5인치 디스플레이를 두 개 붙이는 형태는 아닙니다. 시각적으로 대시보드 왼쪽부터 계기반과 센터페시아 디스플레이를 한 영역으로 엮었어요. 프레임은 하이글로시로 처리해 시각적 통일성을 준 거죠.

 

이게 빤해 보이지만 의외로 효과적이에요. 운전석에 앉아서 보면 꽤 극적입니다. 운전자 중심의 콕핏을 연출해요. 최신 SF 영화 느낌은 아니지만, 고전 SF 영화의 우주선 콕핏 느낌입니다. 계기반 왼쪽에도 터치 패널로 조작하게 해서 하나의 디자인 요소로 느낌을 살리고요. 예전 골프 실내를 떠올려보면 급진적 변화라고 할 수 있겠네요. 실내에 앉아 보면 세대 변경 모델다운 신선함이 있습니다.

 

새로 적용한 전자식 기어노브도 그 분위기에 일조합니다. 포르쉐에서 본 듯한 조막만한 기어노브는 실내를 더욱 깔끔하게 합니다. 고급스럽게 보이는 효과 또한 있고요. 버튼이 디스플레이에 흡수된 만큼 실내는 한결 간결해졌습니다. 한정된 상황에서 최대한 하이테크 첨단 감각을 잘 살렸어요. 이젠 예전 담담하기만 한 인테리어는 과거의 추억으로 남겨야겠네요. 간결하면서도 은근히 화려해요. 한정된 자원에서 최대치를 뽑아낸 느낌에요. 8세대 골프에서 가장 큰 변화라고 할 수 있습니다. 두드러진 매력 포인트이기도 하고요.

 

또 다른 변화로는 편의장치들이 아주 충실히 들어간 점입니다. 은근히 편의장치 구성이 좋습니다. 위급 형들에게 적용한 기능을 그대로 이어받았어요. 자동으로 상향등 밝기를 조정하고 코너링 할 때도 알아서 구석을 비추는 아이큐 라이트, 있습니다. 시속 210km까지 첨단 운전자 주행 보조장치를 활성화하는 아이큐 드라이빙, 역시 있습니다. 골프에도 핵심 편의장치가 빠지지 않고 들어갔어요. 심지어 시트에 마사지 기능도 있어요. 물론 다 누리려면 프레스티지 모델을 선택해야 합니다. 그래도 트림 사이 금액 차이가 적어서 선택할 만해요. 얼마 차이 안 나는데 이왕이면, 이런 마음이 강하게 들죠.

 

구성은 확실히 좋아졌으니 달리기 실력을 알아봐야 할 차례입니다. 경쾌하면서도 탄탄한 골프의 몸놀림을 잊지 못하는 사람 많습니다. 그들에게 달리기 실력은 다른 어떤 부분보다 중요하죠. 그 지점이 어떻게 바뀌었는지가 어쩌면 8세대 골프의 핵심일지 모르겠네요.

 

엔진은 폭스바겐이 국내에서 밀고 있는 EA288 evo 2.0 TDI 엔진입니다. 그렇습니다. 디젤엔진이에요. 가솔린 골프는 상반기에 출시할 GTI 모델에서나 겪어볼 수 있습니다. 디젤엔진이지만 개선한 엔진이에요. 촉매 변환기를 두 개 달아 질소산화물을 대폭 줄인 엔진이죠. 효율과 환경 양쪽에서 이점을 높이려고 노력한 엔진입니다. 오랫동안 사용한 엔진의 개선형이기에 성숙도 면에서 꽤 높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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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동 걸고 느껴보니 소음과 진동은 당연히 느껴집니다. 프리미엄 브랜드 디젤도 완전히 차단하기 힘든데 골프야 뭐 어쩔 수 없죠. 티구안 부분 변경은 꽤 줄어든 느낌인데, 골프는 크기도 작으니 더 잘 전해집니다. 하지만 이 진동은 엔진 회전수 올라가면 하나로 모이면서 크게 거슬리진 않습니다.

 

무엇보다 운전했을 때 의외로 탄탄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동안 폭스바겐 하체가 부드러운 쪽으로 많이 변했으니까요. 골프는 나름대로 해치백답게 민첩한 느낌을 강조했습니다. 그럼에도 겉은 부드럽게 감싸려고 노력한 티가 나요. 그러니까 첫 느낌은 부드럽게 반응하는데 더 들어가면 탄탄한 영역이 확실합니다. 폭스바겐의 최근 세팅과 어떤 면에선 비슷하죠. 그럼에도 골프만의 탄탄함을 살리려는 의도는 확실히 느껴집니다.

 

부드러우면서 탄탄한, 이거 어려운 거거든요. 예전에는 대부분이 부드럽거나 탄탄하거나 모 아니면 도였죠. 이젠 부드러우면서 탄탄한 상반된 성격을 한 대에 잘 반영하려고 노력합니다. 그만큼 서스펜션 기술력이 향상했다는 뜻이겠죠. 골프는 여전히 달리기 좋은 탄탄함을 고수하면서 부드러움도 입었어요. 성장한 거죠. 품이 넓어졌다고 해야 할까요. 세대 바뀐 만큼 서스펜션 성숙도 역시 올라갔습니다.

 

시승 코스는 고속도로와 와인딩이 주였어요. 골프 타고 제대로 신나게 달릴 수 있는 코스였죠. 그 길에서 시종일관 스포츠 모드로 놓고 달렸습니다. 컴포트 모드가 부드럽긴 하지만 탄탄한 느낌이 전해져요. 반대로 스포츠 모드에도 탄탄하지만 부드러운 맛도 있습니다. 예전 골프 하체를 좋아한 사람이라면 스포츠 모드가 제격일 거예요. 게다가 스포츠 모드는 엔진 회전수를 적극적으로 쓰니 디젤 엔진의 걸걸한 느낌이 확연히 줄어듭니다.

 

스포츠 모드로 놓아도 연비 걱정이 없기에 더 스포츠 모드를 고집했습니다. 강력한 효율을 자랑하는 폭스바겐 디젤엔진의 최대 장점이죠.

 

꾸준히 스포츠 모드로 탔는데도 리터당 15km대가 나오더라고요. 흐뭇하게 탈 수밖에 없습니다. 세밀하게 진동을 쪼개서 디젤의 단점을 줄이면서 쾌활한 달리기 능력을 마음껏 뽑아 쓸 수 있어요. 효율이 뛰어난 엔진이기에 그렇게 즐길 수 있죠.

 

와인딩에선 새로운 서스펜션이 즐거운 거동을 보여줬습니다. 예전처럼 탄탄하면서도 어느 정도 몸놀림이 경직되지 않았어요. 부드러움을 씌운 덕일 겁니다. 적당히 코너 하중에 따라 차가 기울어지면서도 아주 쫀쫀하게 노면을 잡아 돌아나가더라고요. 차체 크기가 변함없다는 점도 이 거동에 영향을 줬겠죠. 굽잇길을 꽤 강하게 밀어붙여도 시침 뚝 떼고 라인을 그립니다. 무척 여유로워요.

 

와인딩을 타보니 GTI 모델이 더 궁금해지기도 했어요. 차체 골격과 하체가 탄탄하게 받쳐주니까요. 더 강력한 출력이 더해지면, 어떤 감흥을 줄지 상상만 해도 즐겁습니다. 물론 디젤엔진 모델만으로도 재미 면에서 충분히 즐길 수 있습니다. 마음껏 스포츠 모드를 쓸 수 있는 효율이 받쳐주니까요.

 

8세대 골프는 혁신적 변화보다는 성숙해졌다는 말이 더 맞을 겁니다. 완전히 새로운 인상을 주진 않아요. 대신 전체적으로 구성 면에서 한층 완성도가 높아져서 성숙이라는 느낌이 들었나 봅니다. 외관 변화가 극적이지 않기 때문이기도 하고요.

 

그래서 아쉽냐고 하면, 전혀요. 원래 골프가 변화 폭이 큰 모델은 아니니까요. 고집스레 긴 세월 자기 성격을 유지해왔다는 점에서 이번 성숙은 반가운 특징입니다. 안팎에서 최신 자동차 트렌드를 많이 따른 점도 성격이 너그러워졌다고 생각할 수 있겠네요. 원래 사람이든 뭐든 성숙해지면 품이 넓어지니까요. 좋은 건 잘 받아들이고 지킬 건 지키면서 발전하는 거죠. 이번 8세대 골프는 그 조율이 돋보입니다.

 

해치백, 하면 골프를 가장 먼저 떠올리죠. 이번 골프 역시 그 대명사 같은 지위를 충분히 고수할 만합니다. 이모저모 따져보면 구성이 좋거든요. 이 정도 급에서 매력적인 구성이라고 생각해요. 가격도 4천만원 아래라 접근성도 나쁘지 않습니다. 그 사이 국산 자동차 가격도 많이 올라서 상대적으로 덜 부담스럽게 느껴져요. 이런 흐름도 골프의 귀환을 반기게 합니다. 크기만 만족한다면 이런 차 또 어디 없으니까요.

 

지금까지 '더로드쇼'였습니다.

 

다음에 또 만나요.

https://youtu.be/9HeRiFJ18nQ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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