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맥라렌 GT와 함께 프랑스 니스에서 춤을

더로드쇼 2021. 8. 3. 1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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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더로드쇼' 김종훈입니다.

 

오늘의 자동차는 맥라렌 GT입니다. 

 

화끈한 차량을 타고 왔어요. 그것도 프랑스 니스에서. 성능이든, 개성이든 범상치 않은 자동차였습니다. 뜨겁던 그 순간을 다시 생각하며 서늘해진 온도를 높여보렵니다.

저 아닙니다. 제 앞에 가는 비즈니스맨입니다. 오랜만에 신차 해외 시승 행사에 참석하러 갔습니다.

밤에 출발하는 비행기입니다. 카타르 항공인데 도하에서 경유해 프랑스 니스로 갑니다.

해외 출장 때마다 새로운 공항에 들리면 공항 분위기를 즐겨봅니다. 공항이라는 형식은 비슷해도 그 안의 분위기는 사뭇 다르거든요. 각 나라의 분위기를 어렴풋이 느낄 수 있어서 경유하는 짧은 시간이라도 즐깁니다.

카타르 도하 공항은, 꽤 현대식에 잘 꾸며놓았더라고요. 중동의 부유함을 현대식으로 표현했달까요.

느닷없는 공룡 모형도 나타나 한참 살펴봤죠. 아이들의 눈길을 확실히 끌어준 공항 스타.

크기로 압도하는 웅장한 곰돌이도 만났습니다. 곰이 귀엽지는 않아서 아쉬웠어요. 귀엽기까지 했다면 아이들이 구름떼처럼 몰렸을 텐데 말이죠.

 

도하 공항은 중동 색채보다는 현대식 반듯함이 우선해서 좀 아쉬웠어요. 지역색이 곳곳에 묻어나야 보는 맛이 있으니까요.

경유지 공항에서 짧은 휴식을 마치고 다시 니스행 비행기를 탔습니다.

도하 공항은 공항보다 이륙하고 비행기 창문으로 보는 풍경이 이국적이었어요. 해안가에 심시티처럼 솟은 마천루에, 그 뒤로 보이는 낮은 지형들.

황토색에 격자 형태로 듬성듬성 보이는 마을도 독특한 풍광을 연출했습니다. 도로 옆 광활한 사막도! 이곳에서 바이크 타면 참 재미지겠다는 생각이 본능처럼 떠올랐죠. 멀리서 봤으니까.

단순한 색으로 이루어진 사막과 바다가 만나 이런 놀라운 형태도 보여줬죠. 땅에서 이 지형을 만나면 어떤 모습으로 보일까 궁금해지더라고요.

그림 같은 사막 도시 풍경은 곧 사라지고 비행기 타면 꼭 찍어야 하는 구름 속의 비행이 펼쳐집니다.

그러다 보면 니스에 도착하죠. 도하에서 니스까지 3시간 좀 넘게 걸렸나봅니다.

니스 공항에 내려서 맥라렌 사람들을 만나니 표를 또 주더라고요. 맞습니다. 보는 그대로 헬리콥터 탑승권이에요. 공항에서 호텔까지 헬리콥터를 타고 갑니다. 헬기 택시랄까.

니스 공항에는 헬리콥터로 이동하는 경로가 좀 있더라고요. 모나코나 칸으로 가는 헬리콥터편도 있었어요. 관광상품이자 부자들의 교통편인 셈이죠. 공항에서 호텔까지 차로 가면 2시간, 헬리콥터로 가면 20분!

헬리콥터는 두 번째 타보네요. 아우디 아이스 드라이빙 익스피리언스 때 5분 정도 타봤어요. 높이 날진 않고 얼음 호수 위만 맴돌았죠. 이번에는 20분이나 타니 본격적이었죠.

헬리콥터는 앞이 탁 트여 있어요. 개방감이 뛰어나죠. 재빨리 앞에 타서 명당 자리를 꿰찼습니다. 발 밑도 유리(는 아니겠지만 아무튼)로 되어 있어서 공중에 떠 있는 기분이 확실히 들어요. 놀이기구 탄 기분!

이런 풍경을 눈에 담을 수 있습니다. 헬리콥터라 낮게 날아서 해안선과 요트가 어우러진 풍경을 음미하면서 목적지로 갈 수 있습니다. 시끄럽긴 하지만 눈이 즐거우니 헬리콥터 택시를 이용할 만하겠더라고요. 비싸겠지만 한 번쯤은.

니스로 가는 길은 언제나 두근거린 기억이 있네요. 포르쉐 박스터를 타러 갈 때도, 유라시아 횡단 때 지나쳤을 때도 니스는 항상 설레게 하는 곳이었죠.

 

기분 좋게 하는 기후와 눈이 호강하는 지형, 유명 휴양지다운 고급스러운 분위기가 기분을 고조시키죠. 이번에는 헬리콥터 타고 니스에 왔으니 어련할까요. 두근거린 기억은 여전히 이어졌습니다.

호텔 정원에 바로 착륙. 영국차 타러 니스 호텔에 헬리콥터 타고 오니 본드 형님이 생각나더군요. 세계 평화를 지키러 오진 않아도 저도 나름 막중한 임무를 띠고 오긴 했네요. 맥라렌 GT의 첫 인상을 전하러 왔으니까요. 한국에서 유일하게.

휴양지에 걸맞게 호텔도 색과 외관이 출중합니다. 흰색 린넨 수트를 입고 다녀야 할 듯한 분위기네요. 역시 본드 형님처럼.

이 호텔 독특합니다. 외관은 니스 휴양지 호텔 같은데 구석구석 부티크 호텔의 발랄함이 가득합니다. 방만 봐도 심상치 않다는 걸 느낄 수 있죠. 침대와 소파는 고전적인데 또 샤워실, 세면대, 욕조는 투명이라서 또 느낌이 새롭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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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 내부도 다채로운 예술품이 호텔 구조를 미술관 삼아 놓여 있었죠.

어떤 의미인지 도통 알 수는 없었습니다. 굳이 알지 못해도 상관없어요. 현대미술은 해석하기 나름이고, 순간 맞닥뜨린 다양한 감정이 더 중요하니까요. 그 감정의 합이 예술적 공감이겠죠.

 

방으로 가기 전 호텔 로비에서만 발견한 작품만 수두룩합니다.

뭘 느끼시나요?

외부에는 더 커다랗고 모호한 작품들을 수호신처럼 세워놓았습니다.

이런 작품들은 파격적이면서 이미지가 알쏠달쏭하잖아요? 뭐지? 하면서 더 궁금해지기도 하고요.

 

고풍스러운 호텔이 조성하는 분위기를 흐트러뜨리면서도 뒤섞이면서 공간을 완전히 새롭게 바라보게 하죠. 고전적이지만 발칙하고 점잖지만 발랄한, 서로 부딪치는 성질이 뒤섞이면서 만들어내는 독특한 느낌.

그런 공간에서 맥라렌 GT를 만났습니다. 맥라렌이 맥라렌 GT를 어떤 식으로 처음 소개하고 싶은지 알 수 있는 대목이죠.

 

제가 헬리콥터 타고 온 얘기와 호텔 풍광을 보여드린 건 이런 이유였어요(자랑하려는 의도는 아닙니다, 껄껄). 자동차 브랜드가 시승 장소와 숙소를 잡을 때 고민하거든요. 미디어에 처음 실물을 공개하는 시간이니 어느 하나 허투루 정하지 않습니다.

 

최대한 차종에 합당한 코스를 짜고 어울리는 장소를 택하죠. 물론 상황과 여건에 따라 끼워맞추기도 하지만, 그 안에서도 최대한 모델에 어울리는 차선을 택할 겁니다.

색다른 코스이자 경험인 헬리콥터와 고풍스러우면서 알 듯 모를 듯한 예술품이 즐비한 부티크 호텔. 그곳에서 첫 대면하는 맥라렌 GT. 이미지는 쌓이고 맥라렌 GT는 그 위에서 방점을 찍습니다.

 

이쯤 되면 타보지 않아도 맥라렌 GT가 독특한 모델이라는 느낌이 들게 마련이죠. 또 GT다운 풍요로운 느낌도 잊지 않았고요. 단순히 마케팅 전략일까요? 치장은 하더라도 허풍은 떨 수 없습니다. 그러니까 이 모든 게 맥라렌 GT와 연결되는 지점이 있다는 뜻이죠.

그런 생각을 하면서 맥라렌 GT를 바라봤죠. 기존 맥라렌 모델과 비슷하면서도 절제하고 차분해진 외관이 먼저 눈에 들어옵니다. 이런 유려한 선 아래 또 어떤 흉포한 성격을 숨기고 있을지 두근거리기도 하죠.

 

그나저나 황금과 황동의 중간쯤 되는 저 색이 무척 마음에 드네요. 처음에는 커뮤니케이션 색답게 좀 튀나 싶었는데, 점점 맥라렌 GT의 성격을 잘 드러냅니다. 중동을 거쳐와서 그런지 중동 부호에게 딱 알맞은 색이 아닌가 싶기도 하네요.

호텔도 둘러보고 맥라렌 GT도 둘러봤으니 니스 풍광을 보고 잠시 휴식을 취합니다. 곧 본격적인 일정이 시작되니까요.

프레젠테이션 전에 맥라렌 관계자, 미디어가 모였습니다. 홍콩, 싱가포르, 대만 기자와 저 혼자. 아... 혼자입니다.

어떤 해외 시승이든 꼭 돌아오는 제품 프레젠테이션. 타기 전에 기본적인 설계 의도와 제원, 특징을 살펴보는 시간이죠.

맥라렌은 트랙 25라는 계획을 발표했죠. 이날 발표한 게 아니라 예전에. 간단히 말해 2024년까지 신 모델 18종을 내놓겠다는 포부입니다. 맥라렌이 사업에 드라이브를 걸겠다는 각오이기도 하고요.

 

맥라렌 GT는 신 모델 18종 중 네 번째 모델입니다.

지금까지 맥라렌에 이런 장르의 자동차들이 있었는데요. 빈 공간 보이죠? ROAD. 이 부분을 채우기 위해 맥라렌 GT가 등장한 거죠.

맥라렌 GT에는 현대 그랜드 투어링의 새로운 기준을 쓰겠다는 맥라렌의 포부를 담았습니다. 가장 중요하게 보아야 할 대목은 'Superlight'입니다. 보통 그랜드 투어링, 하면 웅장하고 고급스러운 4도어 쿠페를 연상하죠. 4명이 앉고 짐도 실어야 하니 차체도 크고요. 크면 무게는 자연히 붙겠고요.

 

하지만 맥라렌 GT는 2인승에, 심지어 자리도 두 개뿐이죠. 게다가 '수퍼'하게 가볍다고 자랑합니다. 그렇습니다. 맥라렌은 우리가 익히 생각하는 그랜드 투어링을 만들 생각이 아예 없는 거죠.

 

새롭게 정립하겠다는 포부를 내비칩니다. GT를 만들어도 순수 수퍼 스포츠카를 지향하는 고집을 꺾지 않겠다는 의도가 보이죠.

가벼운 무게에 미드십 엔진과 무게 배분으로 조종하는 즐거움을 주겠다는 얘기. 4.0리터 트윈 터보 V8 엔진이 그 조종성에 짜릿함을 가하겠다는 얘기.

가변식 배기 장치를 채택해 가속페달 개도량에 따라 소리를 다르게 조율하기도 했답니다. 화끈할 때는 아낌없이, 차분하고 싶을 때는 소리마저 줄여주겠다는 뜻이죠. 일상 역영을 염두에 둔 GT의 특징을 감안한 기술입니다.

가벼운 무게와 더불어 가장 인상적인 점은 지상고. 맥라렌 GT 지상고는 110mm/130mm를 오갑니다. 사진에서 보면 알 듯이, 지상고를 높이면 벤츠 C클래스와 지상고가 같죠. 진입각도 같습니다. 마트에 장 보러 갈 수 있는 수퍼 스포츠카라는 뜻이죠.

그리고 맥라렌 GT가 자랑하는 회심의 카드, 뒤 트렁크. 위로 높진 않지만 앞뒤로 길어서 골프백도 들어간다는 그 트렁크입니다.

전용 패키지로 골프백, 수트케이스, 보스턴 백 등등 만들었어요. 이 전용 패키지 가격은 잘못 봤나, 하고 가격표를 다시 보게끔 하는 액수지만 만듦새는 끝내줍니다. 맥라렌 GT 트렁크에 딱 들어가게 디자인했으니 맥라렌 GT 오너라면 사야죠. 원래 세트 아이템이 비싸잖아요.

(영어라) 집중해서 들어야 하는 프레젠테이션과 더 집중해서 들어야 하는 만찬 시간도 끝났습니다.

 

방에서 바라보는 니스의 풍경과 맥라렌 GT의 버드뷰를 바라보며 음미한 후 잠자리에 들었습니다. 밖에 나가서 뭐 할 시간도 체력도 없습니다. 인천공항에서 니스까지 하루 종일 걸린 첫 번째 일정이 이제야 끝났습니다.

 

본격적인 시승은 다음 날입니다. 첫인상과 프레젠테이션 정보를 토대로 실제로 뒹굴어봐야죠. 그러니까 진짜는 다음 편에서.

 

유튜브 '더로드쇼' 채널에 맥라렌 GT 영상도 올렸습니다. 

https://youtu.be/LixRWuY9Gpk

사진으로는 제대로 전하지 못하는 느낌은 영상으로. 특히 헬리콥터 비행!

2편도 있습니다!

https://youtu.be/B1462i3e1v8

다음에 또 만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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