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미니월드로 가는 문, 미니 컨트리맨 LCI

더로드쇼 2021. 1. 8. 1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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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더로드쇼’ 김종훈입니다.

오늘의 자동차는 미니 컨트리맨 S입니다.

 

유튜브 영상은 이 링크로.

https://youtu.be/eRuJa9z2ty0

미니는 특별한 브랜드입니다. 60년 넘게 고유한 요소를 품은 채 개성 강한 모델로 존재했습니다. 이 개성이란 게 자동차에서 쉬운 요소가 아니거든요. 브랜드의 어느 한 모델이라면 모를까 브랜드 전체를 일관된 요소로 빚는 게 보통 일이 아닙니다. 영국 국민차에서 문화 아이콘까지 도달해 쭉 시간을 이겨낸 브랜드인 셈이죠. 그 업적만으로도 자동차 역사에서 중요한 브랜드입니다.

미니 컨트리맨은 그 미니라는 브랜드가 굳건하게, 또는 확장할 수 있도록 한 효자 모델입니다. 단지 미니의 SUV 버전이라고만 말하고 끝날 모델이 아니죠. 미니의 캐시카우로, 마치 포르쉐 카이엔처럼 브랜드를 더 탄탄하게 할 동력을 제공했습니다.  

개성을 고수하려면 여러 부침을 이겨내야 하거든요. 물론 판매와 관련한 수익 문제죠. 개성이 뾰족하면 마니아만 존재합니다. 접근성이 떨어지죠. 매력적이긴 한데 이모저모 고민이 많아지는 모델이 됩니다. 활용성 얘기입니다. 이런 고민에서 미니 컨트리맨은 미니라는 브랜드가 더 확장할 수 있도록 했죠. SUV 전성시대는 미니에도 통용되는 법칙이었습니다. 

미니 컨트리맨이 없었다면 미니가 한국에서 1만 대 이상 파는 브랜드로 도약할 수 없었겠죠. 미니 컨트리맨은 미니와 대중의 접점을 마련한 셈입니다. 미니라는 브랜드 정체성에 대중의 필요를 잘 조율했어요. 어떻게 보면 미니의 엔트리 모델은 쿠퍼 3도어가 아니라 미니 컨트리맨일 거예요. 가격을 떠나 미니라는 브랜드를 접하게 하는 문 역할을 하죠.

이번에 시승한 미니 컨트리맨은 2세대 부분 변경 모델입니다. 2세대 미니 컨트리맨이 2017년에 나왔죠. 그때 타보고 무척 마음에 든 기억이 납니다. BMW X1과 같은 플랫폼으로 빚어서 성숙한 미니 느낌이 물씬 났거든요. 미니는 3세대부터 BMW 손길이 많이 들어간 느낌이에요. 2세대 컨트리맨은 더욱 그랬죠. 울룩불룩한 1세대 컨트리맨에 비해 단정하게 면을 다듬어서 깔끔해진 외관도 더 정이 갔고요. 여러 모로 성공해서 말쑥하게 돌아온 친구 같았죠.

부분 변경이기에 외관 변화는 크지 않습니다. 디자인이 많이 변하면 변할수록 말이 나오는 브랜드니까 더욱 변화는 적습니다. 소소하게 세부 요소가 달라진 정도예요. 같이 놓고 봐야 알 만한 그런 정도죠. 그럼에도 리어램프에 유니온잭 디자인을 적용한 점은 반갑습니다. 이런 램프 디자인을 하는 브랜드도, 또 적용하면 더 어울리는 브랜드도 흔치 않죠,

시승 모델은 부분 변경하며 도입한 색인 세이지 그린을 입었습니다. 부분 변경 모델 커뮤니케이션 색입니다. 오묘해요. 샐비어 잎의 황색을 띤 연한 회록색이랍니다. 샐비어 잎을 봤는데 비슷한지 모르겠어요. 거기서 영감 얻어 재창조했겠죠. 회색인데 약간, 아주 약간 녹색을 섞은 듯한 색 정도로 이해하면 되겠습니다. 미니 컨트리맨과 아주 잘 어울립니다. 도심형 SUV의 도회적인 느낌도 나면서 미니다운 발랄함도 느껴지죠.

미니만큼 다채로운 색이 어울리는 자동차도 드물어요. 자동차 색 삼대장인 검정, 흰색, 은색이 통용되지 않는 브랜드입니다. 거리에서 돌아다니는 미니들만 봐도 알록달록하죠. 그런데 그 다채로움이 잘 스며듭니다. 용기 내서 튀는 색을 골랐다기보다 이런 색이 제 옷처럼 착 붙는 자동차인 거죠. 익숙하지 않은 색인데도 자연스럽습니다. 디자인과 색이 만나 미니만의 남다른 감각을 뽐내죠. 다른 여타 자동차와는 확실한 선을 긋습니다.

실내도 핵심 요소를 바꾸며 효과를 극대화했죠. 디지털 계기반을 적용했습니다. 미니답게 아담하면서 원형 느낌을 살렸죠. 전체 디지털 디스플레이로 보이지만 자세히 보면 구획이 나뉘어져 있어요. 가운데는 온전한 디지털, 양옆은 아날로그 방식을 섞었죠. 실제 회전계 바늘이 오르내리거든요. 계기반 전체에 무광 필름을 입혀 둘을 조화롭게 스미게 했습니다. 

이런 방식을 다른 브랜드가 했다면 완성도에서 아쉬울 텐데 미니는 또 의도적인 조합으로 느끼게 해요. 미니에는 약간 장난감 같은 느낌이 어울리니까요. 미니라는 브랜드를 좋아해서, 2세대 미니 오너이기에 팔이 안으로 굽은 영향이 있긴 있습니다. 그래도 영 맥락 없는 말은 아니에요. 실내 전체 분위기를 보면 또 어울리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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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간색 토글식 시동 스위치나 원형 센터페시아 디자인만 봐도 발랄하잖아요? 이런 미니를 미니답게 하는 요소들이 전체 분위기를 형성하니 가능한 일이죠. 버튼 하나에도 다른 자동차와 다른 방향성이 또렷하게 보이기에 미니가 매력적인 거죠. 

미니는 세대 바뀌며 고급스러운 점도 강조합니다. 프리미엄 소형차 브랜드로서 성숙해진 점도 느끼게 하죠. 시승 모델인 S 모델에는 몰트 브라운 시트를 적용했습니다. S와 SD 모델에서만 접할 수 있죠. 브라운 색 시트를 좋아합니다. 검은색이 주로 쓰이는 실내를 한층 새롭게 하거든요. 탈수록 브라운 가죽이 변해가는 모습을 보는 일도 즐거울 테고요. 실내 전면의 아기자기하고 발랄한 분위기와 어울리면서도 진중하게 눌러줍니다. 

언제나 그랬습니다. 미니를 운전하려고 스티어링 휠을 잡으면 묵직한 느낌에 설렙니다. 미니 스티어링 감각은 묵직해요. 전에 비해 부드럽고 가벼워졌다고 해도 딴딴하죠. 어떻게 보면 옛 감각을 느끼게 합니다. 스티어링 휠의 묵직한 감각이 차의 성격을 드러내죠. 요즘에는 전체적으로 부드러워요. 부드러운 스티어링은 저속에선 편하지만 어느 정도 속도가 나면 아쉬운 게 사실이죠. 물론 고급 자동차일수록 저속과 고속에서 감각이 달라지며 아쉬움을 채웁니다.

그럼에도 애초 묵직한 스티어링이 주는 감각을 여전히 선호합니다. 유격 없이 딱 들어맞는 느낌은 운전할 때 경쾌하거든요. 미니 컨트리맨 역시 기존 미니다운 묵직함이 있어요. SUV라고 해서, 대중에게 미니를 더 널리 퍼뜨릴 모델이라고 해서 특성을 버리지 않습니다. 물론 장르에 맞춰 약간 조정했겠지만 이런 한결같음이 미니의 매력이죠. 희귀종답습니다.

미니의 매력은 외관도 실내도 아닌 달릴 때죠. 스티어링 감각처럼 단단하게 맞물린 감각을 선사합니다. 물론 미니 컨트리맨은 SUV라서 3도어 모델과는 다르게, 움직임이 덜 깔끔하죠. 차체가 작아도 무게 중심이 높아서 코너에서 덜 민첩합니다. 그래도 다른 소형 SUV에 비하면 일체감이 상당해요.

특히 S 모델이기에 하체를 더 단단하게 조였습니다. 스티어링 휠에서부터 엉덩이까지 이어지는 감각이 일관적입니다. 그 꽉 조인 느낌이 좋습니다. 다소 불편한 건 사실이죠. 둘 다 능수능란하게 변화해 대응하려면 더 비싸고 고급스런 차종을 찾아야죠. 한 쪽을 선택해야 하는 입장에서 미니는 미니다운 정체성을 지켜나갑니다. 전보다 부드러워졌다고 해도 다른 차종에 비하면 미니는 미니죠.

S 모델은 2리터 터보 엔진을 품었습니다. 200마력 가까운 출력을 내니까 풍성하죠. 가속페달을 꾹 밟으면 단단한 차체 감각과 맞물려 꽤 짜릿하게 튀어나갑니다. S다운 화끈함이 분명 있어요. 기본 컨트리맨과 동력 성능 차이가 클 겁니다. 게다가 S 모델은 사륜구동이니까요.  

그럼에도 S를 타니 기본 모델이 궁금해졌어요. 출력을 빼면 이모저모 두루 편하게 타기엔 기본 모델이 더 좋을 테니까요. 하체도 S 모델보다 부드러워 보다 SUV 특성이 도드라질 겁니다. 신형 1.5 리터 3기통 트윈파워 터보 엔진도 궁금해졌죠. 컨트리맨 S는 미니의 고급 버전 느낌이라 기본 모델에 국민차로 태어난 미니의 특성이 담겼을 듯해요. 가격도 훨씬 만만해지지는 결정적 이유도 무시할 수 없죠.

미니 컨트리맨은 2세대로 넘어오며 진일보했습니다. 디자인뿐 아니라 주행 질감도 꽤 성숙해졌죠. 보다 많은 사람을 혹하게 할 요소로 매만졌습니다. 점점 미니에서 미니 컨트리맨의 판매 비중이 높아지는 이유가 있죠. 사실 크기도 이젠 그렇게 작지도 않아요. 소형 SUV 중에서 그래도 큰 편입니다. 

미니는 성격이 뚜렷한 브랜드입니다. 미니 컨트리맨 역시 미니월드에 속하는 성질을 잘 구현했어요. 일반 자동차에 비하면 콘셉트 모델로 보일 듯한 고유한 안팎 디자인은 여전하고요. 부분 변경하면서 완성도를 더욱 높였죠. 

SUV라는 형태에서도 특징은 잘 드러납니다. 그냥 SUV 모양 미니로 치부할 모델은 확실히 아니죠. 브랜드 정체성을 담으면서 편의성을 높인 모델로서 미니 컨트리맨은 브랜드의 문을 보다 크게 열어줍니다. 부분 변경으로 혹할 요소를 더 장착했죠.   

미니 컨트리맨은 다음 자동차로 소형 SUV를 보는 사람에겐 꼭 후보군에 속할 모델이죠. 미니라는 브랜드를 접해보고 싶은데 이것저것 잴 거 많은 사람에겐 나름의 절충안을 제공합니다.

주변에도 살까 말까 고민하며 주저하는 분이 몇 있습니다. 아마 언젠가는 살 거라 생각해요. 혹하는 사람을 끌어들일 매력이 미니라는 브랜드에겐 있으니까요. 한 번 경험해보면 다르다고 느낄 겁니다. 이 가격대에 자동차를 유희의 관점에서 접근한 브랜드는 없습니다. 그것만으로도 가치는 충분합니다. 그러다가 3도어도 타고, JCW도 타는 미니 테크트리에 빠질 수도 있긴 하지만요. 그렇게 미니월드를 즐기게 되는 거죠.

지금까지 ‘더로드쇼’였습니다. 
다음에 또 만나요.

https://youtu.be/eRuJa9z2ty0   

*브랜드에서 제공한 시승차를 타고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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