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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BMW모토라드 F 900 GS

더로드쇼 2024. 7. 15. 2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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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오늘은 BMW 모토라드 F 900 GS 탄 얘기입니다. 

이거다 싶었어요.  

 

F 900 GS를 처음 보고 나서 떠오른 생각이었죠. 확연히 달라진 외관부터 한층 선명해진 성격까지 시선을 사로잡았습니다. 첫인상만으로 예전과 선을 확실히 그었죠. 사실 이전 F 850 GS는 R 1250 GS의 명성에 가려질 수밖에 없는 구성이었으니까요. 최상위 GS가 아닌 그 아래 모델을 선택할 이유가 부족했습니다. 이젠 달라질지 모른다는 기대감이 들었죠.

그만큼 많이 변했습니다. 우선 외관부터 기존 GS 라인업의 디자인과는 분명하게 달라요. 함께 공개한 F 850 GS(이전 F 750 GS)나 F 900 GS 어드벤처는 비슷한 흐름을 이어갑니다. F 900 GS만 특별히 새로운 디자인을 입었죠. 헤드램프는 비대칭에서 F 900 R처럼 간결한 디자인으로 바뀌었습니다. 그러면서 랠리 머신처럼 사다리꼴 윈드실드를 쫑긋, 세웠죠. 자연스레 전면부가 한결 간결한 인상을 줍니다. 이런 인상은 뒷부분에서 한층 진해집니다. 리어 랙까지 떼어내 날렵하게 매만졌죠. 전체적으로 간결해졌습니다. 확연히 달라졌죠.
    
이번 변화는 기능을 구현하기 위한 디자인이라서 더 또렷하게 다가옵니다. F 900 GS의 무게는 이전 모델에 비해 14kg을 덜어내 219kg입니다. 배기량이 853cc에서 895cc로 늘어났는데도 무게를 줄였죠. 연료탱크를 플라스틱으로 바꾸고, 리어 파츠를 간소화한 결과입니다. 헤드램프를 바꾸면서, 머플러를 아크로포비치로 달면서 또 무게를 줄였죠. 새로운 부품을 80%나 쓰면서 이룬 경량화입니다. 그만큼 경량화를 통해 오프로드 성격을 더욱 강화하겠다는 전략이죠. 바뀐 디자인이 그 성격을 한 눈에 설명해줍니다.

오프로드 주행할 때 경량화는 무엇보다 큰 무기입니다. 보통 비슷한 배기량의 어드벤처 모터사이클은 230kg이 넘죠. 예전 F 850 GS도 묵직했고요. 무게가 줄어들면 당연히 다루기 편해집니다. 14kg 차이가 뭐 그리 클까 싶지만, 오프로드에선 체감 무게가 확연히 달라지죠. 가벼울수록 입문자에겐 안정감을, 숙련자에겐 더 과감하게 흙길에서 즐기게 합니다.

실제로 앉아서 핸들바를 잡고 흔들어 보면 이거 만만한데, 하는 자신감이 붙습니다. 시트고는 870mm로 높지만, 정차해 한 발로 지탱할 때 무게 부담이 적어요. 당연히 로우시트도 있습니다. 바꾸면 835mm로 낮아지니 한결 만만해지죠. 움직이기 시작하면 가뿐한 느낌은 더욱 증폭합니다. 

본격적으로 F 900 GS의 가뿐한 거동을 즐겼습니다. 확실히 민첩해요. 민첩함은 오프로드에서만 통용되는 장점이 아니죠. 교통량 많은 시내에서도 도움이 됩니다. 경량화를 이뤘어도 키 크고 덩치 있는 모터사이클이기에 이런 민첩함은 한결 편하게 다루게 합니다. 조작성을 높이는 요소는 더 있어요. 핸들바가 이전 모델보다 15mm 더 높아졌죠. 그러면서 풋페그는 20mm 더 낮아졌습니다. 그만큼 손과 다리가 더 편해졌죠. 이런 변화는 오프로드에서 일어서서 탈 때도 조작성을 한결 높입니다.

시내를 벗어나 본격적으로 달렸습니다. 더 높아진 배기량은 더 강력해진 출력을 담보하죠. 드디어 F 900 GS도 세 자리 최고출력인 105마력을 발휘합니다. 이전 모델 대비 10% 이상 높아졌죠. 최대토크도 93NM로 증가했고요. 출력이 100마력을 넘으니 시종일관 풍성합니다. 저속에선 쾌적하고 고속에선 꾸준하죠. 스로틀을 비틀면 비트는 대로 출력을 노면에 전달합니다. 무엇보다 그 과정이 민감하지 않고 부드러워요. 역시 다루기 편합니다. 

아크로포비치 머플러도 흐뭇한 요소죠. 아크로포비치 머플러가 경량화에만 영향을 미치지 않습니다. 시동을 거는 그 순간부터 배기음으로 차별화하죠. 스로틀을 비틀다가 놓으면 퍼펑, 하며 축포를 쏘기도 합니다. 유로5+ 기준을 맞추기에 대체로 유순하지만 나름대로 가슴 울리는 소리를 전하죠. 특히 저속에선 은근한 고동감도 전합니다.

달리면 확실히 어드벤처 모터사이클만의 호쾌함이 있습니다. 높은 시트고에 앉아 높고 넓은 핸들바를 잡고 달려보지 않으면 그 맛을 알 수 없죠. 보통 모터사이클을 ‘애마’라고 부르며 말로 비유합니다. 어드벤처 모터사이클은 비유를 넘어 진짜 말 타는 느낌을 주죠. 비율이나 타는 자세에서 기계 말을 타는 감흥을 느낄 수 있습니다. 


F 900 GS는 앞바퀴가 21인치라서 더 당당하죠. 그러면서도 둔한 느낌은 적어요. 오프로드 성격을 강화했다고 해서 온로드 타는 재미가 희미해질 리 없죠. F 900 GS가 추구하는 성격이 꼭 오프로드에서만 유용한 건 아닙니다. 경량화로 이룬 민첩성은 온로드에서 주행할 때도 장점으로 다가오죠. 천천히 달릴 땐 사뿐사뿐 경쾌하고, 속도를 올려붙이면 맹렬하게 튀어나갑니다. 코너를 돌아나갈 때도 커다란 앞바퀴의 이질감이 적어요. 호쾌한 맛을 유지한 채로 민첩성의 날을 세웁니다. 이 감각은 탈수록 더 선명해지죠. 

가벼운 흙길도 달려봤습니다. F 900 GS는 앞뒤 서스펜션 작동 범위가 230mm입니다. 이전 모델에 비해 확연히 늘어났죠. 원래도 충격을 잘 흡수했지만 이젠 더욱 본격적입니다. 어지간한 요철은 다림질하듯 매끈하게 달릴 수 있죠. 작동 범위가 길수록, 서스펜션의 수준이 높을수록 라이더는 오프로드를 더 즐길 수 있습니다. 타면서 더 과감하게 탈 실력이 없다는 게 아쉬울 뿐이었죠. 


F 900 GS의 성격을 더욱 분명하게 할 옵션도 있습니다. 엔듀로 프로 패키지가 생겼어요. 오프로드에서 유용할 업그레이드 파츠들로 구성했죠. 직경이 2mm 늘어난 45mm 쇼와 앞 서스펜션부터 검은색 핸들바, 24mm 알루미늄 핸들 라이저, M-엔듀런스 체인까지 뭐 하나 허투루 넣지 않았습니다. 기본 모델과 200만원 차이인데, 무조건 추가해야 할 패키지죠. 엔듀로 프로 패키지를 보면 F 900 GS을 얼마나 진지하게 만들었는지 알 수 있습니다.  
  
F 900 GS를 타보니 처음 느낀 매력이 보다 선명하게 다가왔습니다. 육중한 어드벤처 모터사이클과 다른, 랠리 머신 같은 활달함 말이죠. 앞으로 R 1300 GS의 명성에 가리지 않을 F 900 GS만의 매력입니다. 이젠 F 900 GS를 콕 집어 선택할 이유가 생겼네요. 반기는 사람, 많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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